- 입력 2025.07.01 18:00
밸류업 ETF 순자산총액 7000억…계엄 이전 수준 회복
6개월 순자산 증가율 1위 KB·수익률 1위 타임폴리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골자로 한 상법개정안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한 '코리아 밸류업' 동력이 꺼지는 것 아니냔 우려가 있었지만, 이재명 정부가 주주환원과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의지를 거듭 드러내면서 양호한 수익률을 시현하는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6월 30일)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전일 대비 4.87포인트(0.39%) 높아진 1238.50포인트에 마감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올해 첫 거래를 개시한 1월 2일(948.90포인트)보다 289.60포인트(30.52%) 상승한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27.36%)보다 높은 수준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상반기 큰 폭으로 뛸 수 있었던 건 해당 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이 증시 부양에 대한 기대를 타고 양호한 수익률을 시현한 덕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 증시 부양책의 직접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하나금융, 우리금융, 신한지주, KB금융 등이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수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같은 흐름에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하는 ETF 12종의 순자산총액도 크게 늘었다. 이 ETF의 순자산액은 지난 1월 2일 기준 4968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30일 7043억원 수준까지 불어났다. 반년 새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된 셈이다.
지난해 11월 4일 동시에 상장한 밸류업 ETF 12종은 한 달 만에 순자산총액이 7500억원가량 불어났다가, 12·3 비상계엄 이후 급격하게 자금이 빠져나가며 4000억원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신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에 개인 투자자들의 '사자' 행렬이 줄을 잇자, 다시 7000억원대를 회복했다.

K-ETF에 따르면 이날 기준 가장 많은 순자산을 보유한 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으로 2064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코리아밸류업'(1431억원) ▲KB자산운용 'RISE 코리아밸류업'(871억원) ▲키움투자자산운용 'KIWOOM 코리아밸류업'(55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가장 높은 순자산 증가율을 나타낸 ETF는 KB운용의 'RISE 코리아밸류업'으로 반년 새 순자산총액이 104.93%나 불어났다. 그 뒤로는 KIWOOM 코리아밸류업(78.59%), 1Q 코리아밸류업(72.73%) 등의 순자산 증가세가 돋보였다.
가장 중요한 수익률을 놓고 보면 상반기 기준 가장 우수한 성과를 낸 ETF는 액티브형 상품이 눈에 띄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가 33.79%의 상승률을 시현하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트러스톤운용의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32.59%), 신한운용의 SOL 코리아밸류업TR(32.23%) 순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주로 쏠려있는 대형운용사 이외에 비교적 작은 규모의 운용사에도 자금이 골고루 분포된 모습"이라며 "한 차례 꺾일 우려가 있던 밸류업 불씨가 살아난 점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인 상법 개정안을 이번 주 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가는 이미 한 차례 불발된 전례가 있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밸류업 정책이 다시 한번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상법 개정안의 강도가 기대 대비 다소 낮아 일부 시장 참여자의 실망이 예상된다"면서도 "이전 개정안이 폐기되고, 새로운 개정안이 재상정되는 과정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확산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긍정적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3%룰'을 적용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가 최종 개정안에 포함되면, 단기적으로 시장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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