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7.29 08:25

"국채 금리 하향 안정…달러화 강보합 흐름 유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트럼프 SN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트럼프 SNS)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미국의 일방적인 승리로 마무리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협상이 과거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성격을 지녔다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관가에 따르면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8일(현지시간) 기준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를 방문한다. 두 사람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인 다음달 1일을 앞두고 한미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접촉을 시도 중이다. 

앞서 미국은 2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무역협상을 타결했다. 이에 미국으로 수출되는 유럽산 제품에 대한 15%의 관세율은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을 포함한 대부분 분야에 적용된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일본에 이어 EU까지 미국과 협상을 끝내면서 촉박한 시간 속에 부담이 더욱 커진 모양새가 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세 전쟁이 사실상 미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는 분위기인 가운데 내용과 영향은 다르겠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이 제2의 플라자 합의와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플라자 합의란 미국 경제가 심각한 쌍둥이(재정 및 경상수지) 적자에 직면하고, 일본과 당시 서독에 제조업 패권이 넘어갈 위기에 직면하자, 독일 및 일본 등 주요 선진국으로 하여금 반강제적으로 대폭적인 달러 약세를 용인케 한 합의를 말한다. 

박 연구원은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수단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얻고 있던 국가들에 대해 희생을 강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관점에서 미국과 주요국간 합의된 관세 협상 내용을 보면 달러가 아닌 관세라는 수단의 차이만 있을 뿐 미국으로부터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얻고 있는 국가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제2의 플라자 합의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관세 협의가 초래할 영향에 대해 단기적으로 미국이 실익을 챙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봤다. 또 중장기적으로도 여타 주요국에 비해 미국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미국 경기 및 금융시장 상황을 보면, 플라자 합의가 미국 경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 재정 및 무역수지가 개선됐고, 성장률도 견조한 추세를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정관(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상호관세 관련 협상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김정관(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과 상호관세 관련 협상을 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다만 박 연구원은 플라자 합의 당시와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플라자 합의 당시 독일 및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 모멘텀이 강했지만, 현재는 미국 경제가 여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이라며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다는 점에서 미국을 제외한 국가가 관세 합의를 통해 단기적으로나 중장기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경제의 예외주의 현상이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더욱 탄력을 받을 공산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협상이 인공지능(AI) 사이클 주도를 위해 또 다른 압박을 가할 여지가 있다"며 "AI산업의 미국 주도권을 확실시하면서 중국은 물론 동맹국의 AI산업마저 견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미국의 AI사이클 주도권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금리와 달러화의 경우 이번 관세 협상 타결로 변화가 예상된다"며 "우선, 국채 금리의 경우 하향 안정이 예상된다"면서 "15~20% 관세율이 미국 물가압력을 높일 수 있는 재료지만, 당장은 관세 인상분을 미국에 수출하는 국가 및 기업이 부담할 여지가 커 관세발 미국내 물가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달러화는 추가 하락보다 강보합 흐름을 예상한다"며 "관세 협상 타결에 따른 불확실성 리스크 완화가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수 있지만, 미국이 관세전쟁에서 일방적 승리를 얻으면서 글로벌 자금의 '바이 USA' 현상이 강화될 수 있음이 달러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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