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8.19 11:00
최근 3개월 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최근 3개월 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가 매 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최고치'를 경신하며 '역대 최고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 역시 고공행진하며, 시가 총액 200조원을 껑충 뛰어넘었다. 

지난 4월 10일 17만2106원이었던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18일 종가 기준 26만8000원을 기록해 이 기간 동안 55.7% 올랐다. 

SK하이닉스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AI 가속기 시장에서 90% 이상을 점유한 엔비디아에 HBM3E를 거의 독점 수준으로 공급한 덕이다. HBM에서 SK하이닉스는 '압도적인 강자'로 불린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22조2320억원과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고 매출 및 영업이익' 기록을 썼다. 이는 기존 최고 기록이던 지난해 4분기를 넘어선 수치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연간 기준 적자였지만, 현재는 화려하게 부상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최초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D램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글로벌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연간 성적표에서도 톱에 오를 전망이다.

주력 제품인 HBM 실적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2분기 영업이익률 41%를 기록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률 6.3%의 6.5배에 달한다.

지난 6월 24일 SK하이닉스의 시가 총액은 202조7487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1월 처음 100조원을 돌파한 이후 약 4년 6개월여 만에 두 배로 성장한 것이다. 국내 주식 시장에서 '시총 200조'를 넘어선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이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주주환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3일 올해 분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375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현금배당에 따라 시가배당률은 0.1%로 산정됐으며, 배당금 총액은 약 2589억원이다. 배당 기준일은 8월 31일이며, 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배당은 정기적인 분기 배당 정책에 따른 것이다. SK하이닉스가 현금배당을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배당 규모가 시가총액 대비 낮다는 점은 아쉬운 점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전체 주가 흐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HBM3E의 제품 성능과 양산 능력을 바탕으로 HBM을 전년 대비 약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혀, 하반기 실적이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HBM4도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적기 공급 가능하도록 준비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HBM 수요가 탄탄해 12단 HBM3E 공급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또한 HBM4 양산에 돌입하는 것도 기대 요인이다. 최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범용 D램도 실적 호조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골드만삭스가 HBM 시장 내 경쟁 심화와 가격 하락 우려를 제기하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7월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부터 산업 내 경쟁 심화로 HBM 가격이 처음으로 내림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HBM과 범용 메모리 모두 수요가 양호해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추정치는 상향 조정하지만, 내년에는 HBM 가격이 두 자릿수 비율로 하락이 예상되면서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국내 증권사들은 골드만삭스의 분석은 '너무 과도한 해석'이라며, SK하이닉스의 HBM 사업은 내년까지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낙관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향후 HBM 수요 성장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은 HBM 경쟁 심화 우려, 내년 주요 고객사용 HBM 공급 계약 진행 현황이다. 하지만 HBM에 대한 모든 우려가 가정에 기반한다"며 "올해 케펙스 상향(20조원 중반) 조정은 내년 HBM 물량에 대한 가시성과 수익성이 확보됐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다. 신제품 출시 이후 구제품 가격 하락 역시 통상적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으나, 60~70%의 HBM 마진으로 경쟁사들과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HBM4 12단 샘플. (사진제공=SK하이닉스)

올해 하반기 D램 가격 상승이 전망되는 것도 호재 요인이다. 

메모리 업계의 '풍향계'로 통하는 마이크론은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4분기 매출 전망치를 D램 가격 상승과 견조한 실적을 반영해 50억달러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마이크론의 예고편, 3분기 흥행 예감' 보고서에서 "3분기 서버를 중심으로 다수의 CSP(Chip Scale Package) 업체로부터 D램 초과 수요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된다"며 "D램 공급사들이 DDR4를 단종하고 DDR5로 공정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체 공급량은 제한될 것이다. 서버를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로 3분기 D램 가격 상승이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낸드 가격은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3분기에 내림세를 멈출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호재 요인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3분기 낸드는 수급 밸런스가 안정화되면서 가격 하락을 멈출 것"이라며 "4분기는 제한된 출하 속에서 가격 상승을 기반으로 전 분기 대비 증익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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