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17 09:00
프리미엄 수요 강세·항공우주 및 MRO 확장·통합 시너지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 무산·'닭장 좌석' 논란은 걸림돌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대한항공은 1946년 설립된 국내 최대 항공사이자 스카이트랙스 5성급 항공사로,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전 세계 40개국 116개 도시에 취항하며 여객기와 화물기를 합쳐 162대를 보유하고 있다.
인천·김해국제공항을 허브로 장거리 미주·유럽 노선과 중국·동남아 노선에서 모두 강점을 갖추고 있다. 여객 외에도 화물 운송업, 항공우주산업, 자체 정비, 항공기 부품 제조 등 항공 전반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호주 항공 안전·제품 평가기관 '에어라인레이팅스'가 선정한 '올해의 대형 항공사'에서 지난해 1위였던 카타르항공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회사는 2026년 말까지 223대 이상으로 기단을 확대해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499억원으로 전년 동기(8495억원) 대비 11.7%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5891억원으로 15.1% 줄었다.
하지만, 주가는 올해 초 2만3550원에서 출발해 4월 중순 2만150원까지 14.4% 하락했다가, 지난 14일 종가 기준 2만4900원으로 5.7% 반등했다. 이런 배경에는 오는 9월 예정된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 국제유가 안정화 전망 등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대한항공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9.06%가 사모펀드 만기 도래로 이달 말 매각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재점화 여부가 시장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 일각에선 한진칼 경영권 확보를 노리는 호반그룹이 해당 지분을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앞서 지난 5월 호반의 지분 매입 소식에 한진칼 주가는 8만원 후반대에서 15만원 초반대까지 단기간 급등했으나, 조원태 한진칼 회장 측이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사내복지기금에 증여해 의결권을 복원하고 지분율을 20.13%로 늘리면서 분쟁 가능성은 줄었고, 이후 한진칼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도 논란을 겪었다.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안이 소비자 보호 미흡 등을 이유로 반려됐으나,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후속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같은 달 대한항공은 장거리 여객기의 이코노미 좌석 배열을 기존 '3-3-3'에서 '3-4-3'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해 '닭장 좌석' 논란이 불러왔다.
이와 관련해 최근 다음 달 중순부터 중·단거리 노선에 '프리미엄석'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를 위해 기존 B777-300ER 일반석의 배열을 3-3-3에서 3-4-3으로 재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좌석 간격은 유지됐지만, 너비가 1인치(약 2.5㎝) 줄어들었다.

증권가에서는 프리미엄석 도입과 좌석 개편을 통한 수익성 개선, 장거리 수요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다올투자증권은 B777-300ER의 일등석 폐지와 프리스티지석 확대로 좌석 수가 8% 증가로 믹스 개선 효과를 기대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에 비해 장거리 노선의 경쟁 강도 낮은 점,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로 하반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정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주요 유럽·미주 노선 독과점 문제가 해소되면 공정위 운임 통제 영향도 사라질 것이고, 내국인 소비 심리 개선 및 장기 연휴에 따른 아웃바운드 증가, 외국인 인바운드 증가 모멘텀이 잔존하는 가운데 주가수익비율(P/E) 6.5배, 주가순자산비율(P/B) 0.7배라는 역사적 최하단에 있는 밸류에이션 매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항공업계에서 대한항공의 성장 잠재력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9%를 인수하며 국내 최초로 대형 항공사(FSC) 간 합병을 공식 완료했다. 2020년 11월 시작된 4년여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며, 여객 수송 규모 기준 세계 11위 규모의 메가캐리어로 도약했다.

지난 3월에는 1984년 이후 처음으로 기업이미지(CI)를 전면 개편하며 대대적인 브랜드 새 단장에 착수했다. 기존 태극 마크는 보다 선명한 블루 톤으로 정비됐고, 항공기 도색도 순차적으로 변경 중이다. 새 CI는 2027년 1월 통합 항공사 출범과 함께 전 유니폼과 기내 서비스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LCC 부문에서는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3사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 진에어는 대한항공 자회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였으며, 대한항공은 기단 통합과 노선 조정을 병행해 단일 LCC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운항 효율성 제고와 비용 절감을 위한 핵심 과제로 꼽힌다.
통합 효과로 재무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인수 직후인 지난해 매출 16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첫 분기인 올해 1분기에는 연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1.3% 급증한 6조4919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여객사업이 전체의 96%를 차지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고, 항공우주사업 부문 매출도 1350억원을 올렸다.
2분기 항공우주 관련 매출은 1624억원으로 전년 동기(1630억원)와 비슷했으나, 1분기 대비로는 큰 폭 성장했다. 항공우주사업본부는 모빌리티 기술, 스마트시티 솔루션, 방위산업 등을 아우르며 특히 보잉·에어버스 등과 협력해 주요 기체구조물을 설계·제작한다.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과 항공우주사업 확장도 순항 중이다. 지난 3월 대한항공은 보잉·GE에어로스페이스와 차세대 기단 도입 및 엔진 정비 협력을 강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규모는 약 48조원에 달한다.
4월에는 미국 방산업체 안두릴, 두산에너빌리티와 각각 무인기·항공엔진 개발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같은 달에는 UH-60 헬기 성능개량 사업(규모 약 9613억원)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방산 분야 경쟁력도 입증했다. 대한항공은 UH-60의 성능 개량을 마친 뒤 오는 2029년부터 우리 군에 기체를 인도할 방침이다.
또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영종도 엔진 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 시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캡티브 물량을 처리해 정비 비용을 절감하고, 타 항공사 물량 수주를 통해 매출 확대도 가능하다. 연간 최대 360대 엔진 정비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연 1000억~15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기대된다.
iM증권은 지난 11일 대한항공에 대해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확장과 항공우주사업 매출 증가 등 멀티플 상향이 이뤄지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장거리 노선 운임 제한이 올해 말부터 점차 해제되면서 내년부터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높은 수준의 운임이 예상된다"며 "2027년 엔진 공장 준공에 따른 정비비 절감 효과로 본격적인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미주 노선 수요도 탄탄하다. 작년 기준 대한항공의 미주 매출 비중은 38%, 아시아나는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민·비즈니스·환승 수요 증가로 중장기 성장세가 전망되며, 과점 체제 강화로 운임 결정력이 향상돼 수익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도 대한항공이 장거리·프리미엄 수요 강세로 LCC 대비 뚜렷한 차별화를 유지하고, 특히 미주 노선 비즈니스 인바운드 여객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며 무안공항 참사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항공사고가 늘어난 점도 대한항공의 정비 역량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LCC들의 국제선 여객 수가 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대한항공은 10% 늘었다"며 "3분기에도 운임 하락 폭이 LCC보다 작아 올해 대한항공의 독주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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