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안광석 기자
  • 입력 2025.08.22 10:00

포트폴리오 변경 없이 불황 버텨…2년 전부터 본격 흑자
10년 끊긴 배당, 여력 갖춰지면 주주환원 확대 의사 충분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이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중공업)

[뉴스웍스=안광석 기자] 2010년대 중반부터 재무 악화에 허덕여 온 삼성중공업에 주주환원 정책 시동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에 따른 주가 부양을 내용으로 밸류업 정책을 강력하게 밀고 있는 데다가, 조선이 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최근 2~3년간 삼성중공업 재무구조도 개선되면서 주주환원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주가는 지난 21일 1만9210원으로 마감했다. 이달 들어 최근 52주 내 신고가인 2만2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2010년대 조선업계 대규모 해양플랜트 부실 사태를 겪은 삼성중공업은 그 후유증으로 지난 2021년과 2022년 적자가 이어지며 주가가 주당 300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주주들도 당시 자본잠식 사태를 막고자 한마음 한뜻으로 사측의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방침에 기꺼이 협조했다.

그 결과 당시보다 주가는 3~4배 이상 상승한 상태다. 이는 단순히 시장 기대감만이 아니라, 기업의 기초체력이 실제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2010년대 부실 사태 직후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포트폴리오를 거의 접다시피 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수주가 거의 끊긴 상황에도 꾸준히 해양플랜트 부문을 유지한 반면, 상선 부문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했다.

그 결과 삼성중공업은 호황 사이클을 다시 맞은 2023년 들어서는 9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2333억원)를 달성했다. 지난 2024년에는 매출액 9조9031억원, 영업이익 5027억원으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115% 급증했다.

삼성중공업의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이미 2분기 영업이익만 2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11년 만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 및 영업이익 목표도 각각 10조5000억원과 6300억원으로,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액수를 제시한 상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최근 2~3년간 재무 흐름은 오랜 적자 터널을 벗어나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진입하는 등 확실히 과거와는 달라진 양상"이라며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중공업은 타 조선사들과 달리 재무구조 개선이 더뎠던 만큼, 당장은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이전 호황기 끝물인 지난 2014년 이전만 해도 매년 18% 수준의 배당성향을 기록했지만, 적자로 돌아선 2015년부터는 배당이 없었다. 주주들도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불황 후유증을 이제 막 극복한 상태라 구체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활동 내역을 공시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정부 밸류업 기조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서도 수익성이 담보될 경우 과거 배당 성향인 18%에서 국내외 유사 업종 평균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을 검토 중이라는 수준을 넘어 배당 재개 시점 및 배당 성향,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해 고통을 분담해 온 투자자들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기업 신뢰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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