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8.21 10:00

올해 상반기 수익성 '직격타'…실적 둔화로 밸류업 차질 '우려'
증권가 "배당 매력 여전…CSM·킥스 잡고 안정적 밸류업 예상"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진=DB손해보험)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 (사진=DB손해보험)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의 '3개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이 시험대에 올랐다.

DB손보는 연초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기반으로 중장기적 기업 가치 제고 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킥스) 비율은 200~220% 수준으로 관리하고,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35%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킥스 비율 구간별 적정자본 관리 방안도 눈길을 끈다. DB손보는 자본 관리 구간을 킥스 수준별로 ▲자본관리 대응 구간(200% 미만) ▲적정 자본 구간(200~220%) ▲초과 자본 구간(220% 초과) 나눠서 운영할 계획이다.

자본 관리 대응 구간에서는 후순위채 발행 및 손익 확대 중심 사업계획을 시행한다. 이어 공동재보험 활용을 비롯해 운용자산 리밸런싱을 진행한다. 반면, 킥스비율 220% 수준을 넘어서면 초과 자본을 적극 활용해 배당 성향과 신사업 확대를 적극 추진한다. 

이와 같은 체계적인 자본 운영 방침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연간 당기순이익(1조7722억원)을 벌어들이고, 배당수익률을 7%까지 끌어올리는 등 견조한 실적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올해 상반기 손해율 악화와 금리 인하로 보험 상품 판매의 수익성 침체를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DB손보의 밸류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DB손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은 9069억원이다. 이에 따라 202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메리츠화재에게 '업계 2위' 자리를 내줬다.

정종표 대표가 연초 공언한 경영 방침이 장애물을 맞닥뜨린 셈이다.

정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계약 및 보상 효율 관리 실천 ▲시장변화의 선제적인 대응 ▲요양사업 등 신사업 발굴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익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보험료 인상이 요원한 만큼 본업 경쟁력을 높이기에는 쉽지 않은 영업환경이 이어질 전망이다. 악화된 업황 속 신사업 모델도 상반기가 지나도록 아직 구체화된 내용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DB손보의 경영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DB손보는 장기간 DB손보의 업계 2위 자리를 굳혔던 김정남 DB금융그룹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복귀시키며 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연간 실적 방어에 그친 뒤 올해 들어서는 실적이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부회장이 그룹사 경영자문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신사업 추진 등 정종표 대표의 실질적 리더십이 힘을 받지 못하는 '옥상옥 구조'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처=DB손해보험)
(출처=DB손해보험)

다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DB손보의 영업 체력과 안정적인 자본 관리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DB손보의 실적 타격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보험손익 감소의 경우, 자연재해와 대형 사고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결과 평가다. 특히 올해 2분기 기준 투자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01.5% 치솟아, 보험손익 감소 효과를 예상보다 상쇄했다는 분석이 많다. 

수익성 창출 역량의 양적·질적 개선도 뚜렷하다. 올해 상반기 기준 DB손보의 보유 CSM(보험계약마진)은 13조2000억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어 신계약 CSM 배수는 올해 1분기 14.1배에서, 2분기 16.5배로 개선됐다. 8월에는 예정이율 인하와 경험위험률 조정을 통해 CSM 배수는 1배 이상 추가 개선 여력도 전망된다.

높은 재무건전성으로 자본관리 역량도 입증한 상태다. DB손보의 2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킥스비율은 213%다. 이는 DB손보의 중장기 자본정책 이행 시 설정한 적정 자본 구간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는 어려운 업황에도 견조한 실적이 지속된다"며 "올해 약 5.7%의 배당수익과 세제개편안에 따른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까지 기대돼 고배당 보험주로서의 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기존 밸류업 정책 기조에 맞춰 올해 주주환원율은 지난해보다 4.4%포인트 상승한 27.4%로 관측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DB손보의 이익 정상화 여력은 충분하다"며 "자본성 증권 발행 기반 킥스비율과 기본자본 킥스비율 모두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예측 가능한 주주환원책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포함한 구체적인 수익성 제고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제언이 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B손보는 알려진 일회성 손실 요소의 반영이 완료된 만큼, 하반기부터는 경상 이익 체력의 증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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