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03 17:04
푸틴, 우 의장 향해 '남북관계 어떻게 보는가' 등 질문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당초 실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봤던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만남이 3일 성사됐다.
이제 세간의 관심사는 두 사람 간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여부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문재인 정부 이후 김 총비서를 만난 한국 최고위급 인사는 우 의장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장실은 3일 서면브리핑에서 "우 의장은 김 국무위원장(총비서)과 열병식 참관 전 수인사를 나눴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이른바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해 함께 톈안먼(天安門, 천안문) 망루에 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김 총비서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정상급 지도자와 함께 톈안먼에 입장했다.
망루에서는 김 총비서가 시 주석의 왼쪽에, 푸틴 대통령이 그의 오른쪽에 앉았다. 반면 우 의장은 시 주석의 오른쪽 열 끝 쪽에 앉았다. 김 총비서와 우 의장 간 거리가 대략 30~40m여서 만남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기념식 전 수인사를 나눈 것이 확인되면서 두 사람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의장실 관계자는 언론에게 "두 사람이 악수했다"며 "대화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내일(4일) 특파원 간담회에서 공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우 의장은 앞서 전날 인천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김 총비서를 만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방중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과 소통은 있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김 총비서와 만난다면) 한반도 평화를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이 아마 공통 관심사일 테니 그런 점에서 얘기하려 한다"고 예고했다.
한편, 우 의장은 지난 2018년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김 총비서와 만난 바 있어 구면이다.
우 의장은 당시 김 총비서에게 북한에 있는 가족 이야기를 했고, 김 총비서는 "아픔을 달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우 의장은 또 리셉션에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과도 만났다.
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두 사람 간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 의장에게 한반도와 관련한 질문을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우 의장에게 '북러 정상회담 기회에 김 총비서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주면 좋겠느냐',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는가' 등의 질문을 했다.
우 의장은 이에 대해 "남북이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켜 나가는 일이 지금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에서 활약하는 130개 우리 기업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요청도 했다.
우 의장은 오는 4일 중국 측 공식 카운터파트인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면담한다. 오후에는 중국의 경제·과학기술·미래산업을 담당하는 딩쉐샹 부총리와 만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