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9.11 16:42
CJ푸드빌 미국 조지아주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제공=CJ푸드빌)
CJ푸드빌 미국 조지아주 생산공장 조감도. (사진제공=CJ푸드빌)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최근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이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 근로자 300여 명을 불법 체류로 구금한 가운데, 식품업계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현지 유력 매체인 CNN은 조지아주에 있는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을 거론해 이곳에서 제빵공장을 건설 중인 CJ푸드빌이 주목되고 있다.

11일 CJ푸드빌에 따르면,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인 미국 조지아주 홀카운티 게인스빌의 제빵 공장은 현재까지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조지아 공장은 이번 사태로 공사를 잠정 중단한 상황이지만, CJ푸드빌은 현지 업체가 공사를 담당하면서 차질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미국 현지업체가 설계하고 시공하면서 문제가 없다"면서 "한국 파견인력들은 L1, E2 비자를 발급받은 주재원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당국의 조사요청은 현재까지 없다"고 부연했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 2023년 조지아 생산공장 건립 계획을 발표하고 공장 건설을 위해 5400만달러(약 751억원)를 투입했다. 약 9만㎡(2만7225평) 부지에 냉동생지와 케이크 등 베이커리 제품을 연간 1억개 이상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공장이 건립되면 현재 약 160개 수준인 북미지역의 '뚜레쥬르' 매장을 오는 2030년까지 1000개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장밋빛 구상이다. CJ푸드빌의 지난해 미국법인 매출은 1209억원에 순이익은 286억원을 거뒀다. 이는 2020년 매출 336억원, 순이익 10억원과 비교하면 각각 259%, 2760% 성장한 결과다.

북미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를 토대로 제빵공장 건립을 결정한 만큼, 행여나 이번 사태가 불똥이 튀면 공사 차질로 손해가 불가피하다. 

CJ푸드빌이 언급한 L1, E2 비자는 장기 체류가 가능한 비자를 말한다. L1 비자는 해외 법인에서 최소 1년을 근무한 직원을 미국 법인으로 전근시킬 수 있는 주재원 비자며, E2 비자는 한국 등 조약국 국적자가 미국 비즈니스에 투자·운영하면 조약국에 포함된 회사 직원을 일할 수 있게 해주는 비자다.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사진제공=CJ푸드빌)
김찬호 CJ푸드빌 대표. (사진제공=CJ푸드빌)

미국 조지아주 지역매체에 따르면, CJ푸드빌의 현지 시공업체는 캐럴 대니얼 컨스트럭션(Carroll Daniel Construction)으로 파악된다. 공정을 단순화해 공사 기간이 상대적으로 빠른 '틸트업(Tilt-Up)' 공법으로 지어지며, 현장 제작 방식이라 자재 운송비용 부담을 덜고 있다. 완공되면 250여 명의 현지 인력이 채용될 전망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CJ푸드빌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CNN은 이번 사태와 관련한 분석기사에서 국경·이민 담당 고위 인사의 말을 인용해 "유사한 대규모 단속이 더 올 것"이라며 단속 범위와 빈도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전문가 견해를 통해 공사 자재비 상승과 공정 지연 등 실물 투자의 위험요소 증대, 조지아에 있는 한국계 제조 프로젝트의 준법·인력 운영의 어려움이 심화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푸드빌이 확실한 안전지대에 놓였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당장 회사 관계자가 미국으로 출장을 가기도 어려워져 공장 완공을 목표한 기간에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공장 완공 이후 현지 유통업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해야 하나, 이마저도 비자 문제가 걸리면 원활한 진행이 어렵다"며 "불확실성이 산재한 상황이기에 내년 미국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현지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면서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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