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2.25 13:49

원아시아파트너스·이그니오 등 투자 문제 삼아
"경영의 정상화·투명성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지난해 11월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영풍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상대로 4005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최 회장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하고 독단적인 경영과 비정상적인 투자를 단행해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영풍은 최 회장과 노진수 부회장, 박기덕 사장을 대상으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했다고 25일 밝혔다. 영풍 측은 노 부회장과 박 사장이 전·현직 대표이사로서 최 회장의 부당한 업무 지시를 집행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소송 대상에 포함했다.

영풍은 최 회장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이사회 승인 없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의 8개 펀드에 총 5600억원을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원아시아파트너스의 전체 운용자산(AUM) 6000억원 중 고려아연이 출자한 자금이 87%에 달하며, 최 회장이 해당 사모펀드의 지창배 회장과 중학교 동창이라는 점에서 사적 관계가 투자 배경이 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한 고려아연 자금이 100% 가까이 투자된 '하바나1호' 펀드가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점을 지적하며, 원아시아파트너스가 운용한 펀드에서 현재 1000억원 이상의 투자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뿐만 아니라,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높은 관리보수를 지급하면서도 최소 수익률에 대한 조건도 없이 수익금을 높게 분배하는 등 최 회장과 경영진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영풍은 2022년 고려아연이 미국 신생 전자폐기물 재활용업체 '이그니오홀딩스'를 약 5800억원에 인수한 것도 문제 삼았다. 

영풍 측은 "이그니오홀딩스는 2021년 설립된 신생 회사로, 인수 당시 이미 자본 잠식 상태였다"며 "최 회장이 투자 위험을 알면서도 인수를 강행했거나,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초고가로 인수해 회사에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영풍은 최 회장이 자신의 처가 인척이 운영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수십억 원 규모의 인테리어 공사를 몰아줬다고 지적했다.

영풍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단순한 손해배상 요구를 넘어 고려아연 경영의 정상화와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최대 주주로서 최 회장과 경영진의 독단적이고 무책임한 경영에 책임을 묻고, 일반 주주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려아연 측은 현재까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영풍·MBK 측이 제기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결정을 3월 초에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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