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1.24 10:45

"최윤범, 탈법적 순환출자로 경영권 방어…주주·자본시장 우롱"
"이번 사태 통해 거버넌스 개선 완수해야 하는 이유 분명해져"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전날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윤범 회장 측이 추천한 이사진이 대거 선임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가운데, 최대 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이를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풍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려아연의 비뚤어진 거버넌스를 개선하기 위해 최대 주주가 청구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오히려 최대 주주의 의결권이 강탈당하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다"며 "최윤범 회장 측이 ‘탈법적 상호출자’ 꼼수를 동원해 정당한 의결권 행사를 부당하게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최윤범 회장이 법원으로부터 '집중투표제를 통한 이사 선임이 위법하다'는 판단을 받은 이후, 정당한 방법으로는 경영권 방어가 어렵다고 판단해 '상호주 제한'을 악용하는 방식을 급조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최 회장 측이 기존 보유하던 영풍 지분을 고려아연의 호주 내 100% 손자회사인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넘겨 역외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이를 근거로 이번 임시 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영풍 측은 "그러나 SMC는 외국 법인이자 유한회사로서, 상법상 상호주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꼼수를 통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우리나라 상법의 취지와 자본주의 기본 원칙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 회장이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탈법적으로 외국 법인을 동원하고, 다시 국내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며 공정거래법 취지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첫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두 영풍 사장과 이성훈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지난해 9월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설명 첫 기자간담회에서 강성두 영풍 사장과 이성훈 베이커맥켄지 앤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가 참석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또한 영풍은 최 회장이 '소수 주주 보호'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소수지분(17.5%)만을 보유한 본인의 자리보전을 유지하려는 방편이었다고 꼬집었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유상증자 철회에 이어 이번 ‘탈법적 순환출자’까지 모든 과정이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임이 드러났다”며 “이는 주주와 자본시장을 철저히 우롱한 반자본주의적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대 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의 거버넌스를 개선하고, 지배구조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이 더욱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영풍 측은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의결권 제한 무효 소송 등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영풍 측은 "각종 위법과 탈법으로 점철된 고려아연 임시 주총의 결과는 원천 무효"라며 "주주와 국내 자본시장을 우롱한 고려아연 경영진에 대해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온라인 화상 간담회를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서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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