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5.03.10 14:47

병원·설계사 연루돼 범죄 지능화…대국민 인식 제고 필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보험사기 범죄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과 청소년이 가담한 보험사기도 늘고 있어 금융당국이 고심에 빠졌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2024년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1조15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338억원 증가했다. 적발된 인원도 10만8997명에 달했다.

보험 종목별로는 자동차보험 사기가 5704억원으로 전년대비 227억9400만원 늘었고 사기 유형은 허위사고, 고위사고가 많았다. 주로 사고내용을 조작하는 방법으로 보험금을 더 받으려는 행위가 주를 이뤘다.

문제는 범죄에 가담하고 있는 나이다. 사기로 적발된 60대 이상 고령층은 2만7998명에 달한다. 1년 전보다 13% 증가한 규모다. 10대 청소년의 경우 전년 대비 42.7% 줄었지만, 지난해 786명이 적발됐다.

연령대별 보험사기 특징은 20~30대의 경우 고의충돌, 음주·무면허 운전 등이 다수이며 50대 이상은 허위입원 등 병원 관련 사기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단지, 돈이 급해 보험사기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실제 무직·일용직보다 회사원 비중이 24.3%로 가장 높았다. 이는 보험 수령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적발 사례로 배당용 오토바이 사고였음에도 개인용 오토바이 보험에 가입하고 개인 용무 중 발생한 사고로 둔갑해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도 있다. 작업 중 사다리차에서 떨어진 사고를 자동차 사고인 것처럼 속여 보험을 청구했으나, 조사 결과 낙상사고로 밝혀진 사례도 있다.

보험사기가 줄지 않는 이유는 보험금 청구에 연관된 의사, 보험설계사도 가담하기 때문이다.

예로 요양병원장 및 상담실장이 가짜환자들에게 입원을 권유하면서 가입된 보험상품의 보장한도에 맞춰 통증 치료, 약제 처방 등 치료계획을 설계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병원은 치료보다 피부관리사와 간호사를 통해 환자에게 피부 미용시술을 제공했으며, 고용된 의사는 이에 맞춰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해 환자들은 보험회사에 허위로 질병 치료를 받은 것처럼 제출해 보험금 72억원을 편취했다.

또 다른 사건의 경우 보험설계사가 가족과 피보험자에게 뇌·심혈관 질환 보험상품에 단기간 집중 가입도록 유도하고 사전에 공모한 5개 병원에서 협심증 및 뇌혈관 질환 등에 대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 보험금을 받은 사례도 있다. 병원 의료진 8명이 연루됐으며 보험설계사 포함 피보험자 35명, 브로커 3명은 27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금감원은 최근 증가하는 보험사기의 연령별 특성을 반영한 예방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기획조사 및 유관기관과 협력을 통해 종목별·직업별 주요 발생 보험사기 유형에 맞춘 맞춤형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고령층에게 보이스피싱 교육 시 보험사기 연루 피해사례와 대응 방법을 안내하고 청년층은  대학생·군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에서 인식 개선에 나선다.

이와 함께 보험사기에 연루된 보험설계사는 즉시 퇴출될 수 있도록 보험업법을 개정하고 GA 소속 보험설계사를 대상으로 전국 순회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 가입하자는 브로커 등의 유혹에 넘어가 '이 정도면 괜찮겠지', '남들도 다 한다는데' 등의 안일한 생각으로 브로커 제안에 따르는 순간 보험사기에 연루될 수 있다"며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솔깃한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의심 사례를 알게 된 경우 금감원 또는 보험사에 적극적으로 제보해 주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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