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3.20 15:07
31일 5년 만에 전면 재개…불법 공매도 차단 NSDS 도입
"예상보다 변동성 적어…저평가 자동차 업종 매력 부각"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국내 공매도 시장이 다시 열린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의 목소리와 함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이번 공매도 재개에 따른 저점 반등에 대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저평가주인 자동차 관련주에 주목해 볼 것을 조언했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31일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실시는 2020년 3월 이후 무려 5년 만으로, 역대 최장 금지 기간 끝에 제한이 풀리는 것이다.
공매도란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미리 빌려 판 뒤, 가격이 떨어지면 싼값에 다시 사들여 차익을 챙기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주식을 빌리지 않고 파는 '무차입 공매도'가 문제가 됐다. 무차입 공매도는 주식을 실제로 빌리지 않고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인데, 정보력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게만 유리하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시세 조작과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주범으로 지적받아 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주된 이유는 불법 공매도를 막을 수 있는 전산 시스템 구축을 위해서였다.
전날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함께 '공매도 전산 시스템 구축 시연회'를 진행해 무차입 공매도 등 불법 행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직접 선보였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겠단 의도였다.
NSDS는 공매도 투자 기관이 잔고관리 시스템을 통해 잔고정보를 거래소에 제출하면, 거래소가 실시간으로 매도가능 잔고와 매매정보를 비교해 무차입 공매도를 사전에 차단한다. 거래소는 별도의 잔고 산출 기능을 통해 기관이 보고한 잔고와 비교해 모든 매도 주문을 검증한다.
당국은 이번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거 복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공매도 재개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주가 하락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한국의 공매도 금지 후 해제는 투자자들을 위해 미리 예고해왔다"며 "그렇기에 공매도 재개 후 시장의 변동성은 오히려 크지 않았다"면서 "이를 악재 해소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신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공매도 재개 전후 증시의 1개월 수익률 및 변동성을 보면 공매도로 인한 증시의 충격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번 공매도 재개 역시 증시 자체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재개가 자동차 업종에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과거 사례를 비추어 볼 때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저평가된 업종의 주가가 오름세를 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실적 피크아웃 우려로 자동차 업종은 극히 저평가됐다"며 "공매도 재개로 외국인 수급이 확대될 경우 자동차 업종의 매력도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관련주는 지난해 2분기 이후 밸류업 모멘텀 둔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가능성 확대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해 7월 이후 자동차 업종 주가 수익률은 -19%로 같은 기간 코스피(-9%) 수익률 대비 훨씬 낮았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발 관세 불확실성이 자동차주에는 이미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가 역시 반등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자동차 최선호주로 현대차를, 부품사 중에서는 ▲에스엘 ▲현대모비스 ▲만도 ▲SNT모티브 ▲금호타이어 등을 꼽았다.
트럼프는 다음 달 2일 국가별 관세를 발표한다. 앞서 트럼프는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상호관세 등의 조치로 더 낮은 관세율 부과한다면 시장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며 "미국 현지 가동률 상향, GM과의 협력기대 등을 감안한다면, 관세에 대한 추가 우려 반영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달 말부터 자동차 업종은 1분기 실적 프리뷰 시즌에 들어가는데, 양호한 판매와 우호적인 환율, 제한적인 인센 상승을 감한하면 이번 분기 실적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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