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진은영 기자
  • 입력 2025.03.29 07:00

2009·2011 재개 당시 외국인 수급 유입…3개월 수익률 플러스
"증시 흐름, 금리·환율이 좌우…자동차·반도체·철강株 비중 늘려야"

하나은행 딜링룸 내부. (사진제공=하나은행)
하나은행 딜링룸 내부. (사진제공=하나은행)

[뉴스웍스=진은영 기자] 공매도 전면 재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코스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과거 사례를 볼 때 국내 증시가 상승 기류를 탈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31일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을 예상해 보유하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싸게 사서 갚아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공매도 시장이 다시 열리는 것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은 17개월, 그 외 종목은 약 5년 만이다.

그동안 공매도 시장은 개인 투자자들 사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보력에서 우위에 있는 기관과 외국인만이 공매도를 활용해 이득을 채간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 후 코스피가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외국인을 중심으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에서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박성민 기자)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공매도 금지 후 재개 조치는 총 세 번 이뤄졌다. 

2023년 이전 공매도를 금지한 시기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 1일~2009년 5월 31일) ▲유럽 재정위기(2011년 8월 10일~11월 9일)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3월 16일~2021년 5월 2일, 코스피200·코스닥150 부분 재개) 등 총 세 차례다. 당시 3개월 수익률은 각각 15%, 10%, 3%를 기록하며 모두 플러스를 나타냈다. 

앞서 2009년 6월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량 순매수(12조원)가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는 상당 기간 우상향을 이어갔다. 2011년 11월 재개 시점 역시 외국인이 6조원을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절인 2021년 5월 재개 시점의 경우 외국인은 약 14조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동학개미운동' 여파로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를 주도하며 코스피는 결국 상승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낮은 코스피 밸류에이션과 가격 이점을 감안할 때 공매도 재개 시 수급 변화에 의한 단기 등락은 있겠지만, 외국인 순매수를 중심으로 코스피가 추가로 레벨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과거 국내증시에서 공매도가 재개됐던 세 차례 사례를 보더라도 단기적으로는 등락을 보였지만 결국 펀더멘털과 유동성환경이 증시 흐름을 좌우했다"며 "3개월 후 수익률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는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참여를 촉진하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지만, 외국인 자금의 유입 및 유출은 글로벌 경제상황, 금리, 환율 등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기아의 첫 픽업트럭인 '더 기아 타스만'. (사진제공=기아)
기아의 첫 픽업트럭인 '더 기아 타스만'. (사진제공=기아)

한편 이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와 코스피·코스닥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단정짓기 어렵다면서도 높은 밸류에이션이나 단기 이슈로 상승했던 종목은 공매도의 표적이 될 수 있어 하락 폭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개월 전 대비 밸류에이션이 상승한 업종에는 ▲기계 ▲조선 ▲IT가전 ▲소프트웨어 ▲미디어·교육 ▲IT·하드웨어 등이 있다"며 "공매도 재개 후 위 업종의 비중은 줄이고, 밸류에이션이 하락했거나 상승세가 제한적인 종목인 반도체, 자동차, 철강 업종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로 인한 단기 변동성이 증가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실질적인 이익 창출 능력과 미래 업황 전망'이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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