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4.21 15:38

21일 자본시장 활성화 위한 정책간담회
"배당 소득세 개정 공감…세수 감소 고민"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상식이 통하는 주식시장을 만들기 위해 상법 개정안을 재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21일 이 후보는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상법 개정이 이번에 실패했는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 후보를 비롯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참석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 경제가 너무 어렵다"면서 "일시적인 경기 침체 문제를 넘어서서 구조적 위험에 처해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단 자본시장이 정상화 또는 활성화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며 "대한민국 자산 시장은 부동산 중심으로 돼 있다. 모두가 부동산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그 이유 중 하나는 자본시장이 너무 비정상정적이어서"라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먼저 이 후보는 기업들의 물적 분할 후 재상장 행태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증시가 배당도 잘 안 해주는 것 같고, 주가도 잘 안 오르고, 가끔 누가 주가를 조작해서 훔쳐 가질 않나"라며 "살찐 암소라고 생각해서 샀는데 송아지 주인이 다른 사람이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 때문에 '국장(국내 주식시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황당한 유머까지 생겼다"며 "비밀 정보로 누군가가 이익을 보고, 누군가는 손해를 보는 불공정이 완전히 사라져야한다"면서 "대주주의 지배권 남용도 어렵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주식시장은 투명하게 운용되고 기업은 정당하게 평가받으며 투자자 이익은 두텁게 보호하겠다"며 "대한민국 주가 지수가 지금 2500을 왔다 갔다 하는데, 4000에서 5000을 넘어간다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국부도 늘어난다. 자본시장 활성화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위한 배당소득세 개정에도 공감을 표했다. 다만 세수 감소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그는 "배당소득세 개정에 공감한다"면서도 "세수 감소가 우려되는 만큼 배당성향이 실제로 올라갈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배당소득세를 조정했을 당시 배당이 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이에 대해 서 협회장은 "당시와 지금은 주식투자 인구 등에서 굉장한 차이가 있다"며 "우리나라 노년 인구가 많은데, 배당소득을 통해 노년 생활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은행에 2% 이자를 받으며 원금을 털어 쓰는 방식으로는 현재의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시가총액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종목 수 역시 지적했다. 이 후보는 "별 가치가 없는 종목이 너무 많다"며 "솎아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지나치게 낮은 기업이 너무 많다"며 "시장의 물을 흐리는 것은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많은 취재진이 참석해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2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 많은 취재진이 참석해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17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이 후보를 향해 다양한 정책 제언을 내놨다.

고태봉 iM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언급했다. 고 센터장은 "물이 새면 아무리 수압이 세도 파이프에 물이 전달될 수 없다"며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 사익 추구 금지, 투자자 보호, 회계 투명성 등으로 누수를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국내 상장사의 사외이사 선임 조건을 세계 기준에 맞추자고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상법 시행령을 보면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의 한국 사외이사의 경우 동일 업종 출신의 임명이 제한된다"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선임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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