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5.07 16:08
금융당국, '가교보험사→계약이전' 방식 검토
보험업계, 계약 분배 방식·재무적 영향에 난색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MG손해보험 정상화를 위해 추진되는 '가교보험사' 설립안이 난관에 부딪혔다. 금융당국이 개입해 추가 부실을 막고 계약자 보호 방안을 검토할 시간을 벌겠다는 심산이지만, 유력 방안으로 고려되고 있는 '타 손해보험사 계약이전'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MG손보 처리를 위해 가교보험사 출범을 고려하고 있다. 가교보험사는 당국이 부실 보험사의 계약을 한시적으로 이전받아 관리하는 임시 회사를 뜻한다. 가교보험사 설립이 추진되면 국내 보험업권 최초의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간 시장에서는 MG손보 정리를 위해 ▲청·파산 ▲회사 매각 ▲계약이전 방식이 거론됐다. 이 가운데 청·파산은 예금자보호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1만1470명의 계약자를 고려해 실현 가능성이 작다. 또 지난 3월 메리츠화재의 인수 시도마저 무산되며 회사 매각 역시 어려워진 실정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5대 대형 손보사를 만나 계약 이전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업계는 재무적 영향 등 계약 이전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가교보험사를 통해 MG손보 계약을 일정 기간 관리하고 5대 손보사에 계약 이전 또는 회사 재매각 방안을 논의할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계약을 넘겨받은 보험사는 계약자 관리를 위한 전산망을 구축하는데 최소 1년 이상의 시간과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이를 고려하면 임시 회사를 통해 계약을 관리하며 이전 절차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계약 이전을 본격화하는 방안을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MG손보 보유계약 중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장기보험 분배 방식이 문제다. 보험사는 재무 건전성이 낮은 MG손보의 장기보험 상품을 떠맡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속 장기보험 상품은 각 사의 보험 계약마진(CSM) 확보와 직결된 부분이기 때문이다.
MG손해보험은 지난해 14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포함해 5년째 적자를 내고 있다. 같은 기간 CSM 규모는 39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125억원 감소했다. 지급여력(킥스) 비율은 재작년 말 76.9%에서 작년 말 4.1%까지 추락하며 건전성 측면의 심각한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앞서 리젠트화재의 계약 이전은 단기 자동차보험 중심이었기 때문에 빠른 정리가 가능한 측면이 있었다"며 "반면 손해율이 상품별로 천차만별인 MG손보의 장기계약을 보험사별로 어떻게 분배할지 기준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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