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5.24 00:53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23일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사회 분야' TV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2시간 동안 네거티브 난타전을 벌였다.
후보들은 토론 시작부터 날 선 신경전을 펼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저격했다. 그는 "국민 주권,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계엄이라고 하는 이 황당한 내란 사태에 온 국민이 놀라고 있다"며 "국민이 주인으로 존중받고 모든 국가 역량이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서 쓰이는 제대로 된 민주공화국, '진짜 대한민국'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겨향해 "거짓말을 이렇게 계속하고 '총각 사칭', '검사 사칭'까지 하면서 어떻게 '진짜 대한민국'을 말할 수 있느냐"며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로 가짜를 퇴치하고 진짜 정의로운 정치를 만들자"고 받아쳤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거대 양당의 국민연금 야합, 국가 재정을 써도 된다는 '막사니즘',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기득권에 맞서는 이야기를 하면 '어린놈'이라고 깔보고 쫒아내는 세상에서 저는 늘 '이의 있습니다'를 외치면서 살아왔다"고 양측을 힐난했다.
후보들은 첫 번째 토론 주제인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 방안'을 발표하면서도 설전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는 "거짓말과 부패를 뿌리 뽑는 것이 국민 통합의 첫걸음"이라며 이재명 후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과 불법 대북송금 사건 등을 언급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자신은 5개나 재판을 받고 있다"며 "백현동, 대장동 비리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감옥에 가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의문사했느냐"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정치가 최근에 이상하게 변질됐다"며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하고 인정하고 또 타협해야 되는데 상대를 제거하려고 한다"고 응수했다. 그는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내란 계엄 사태"라며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것, 엄격하게 심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안"이라고 역공을 가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제는 낡은 세대가 정치 일선에서 깔끔하게 물러나고 열린 세계에서 나고 자란 세대가 전면에 나설 때"라며 "정치 교체가 시대 교체의 출발점"이라고 일갈했다.
또 후보들은 상대방의 과거 발언 등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이재명 후보는 김문수 후보에게 "내란 수괴 윤석열에 대해서 비호하는 입장을 갖고 있지 않느냐"며 "내란수괴와 전광훈 목사와 같은 극우세력과 단절할 생각 없는가"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뭘 했다는 것인지, 자기 자신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며 "이 후보는 이석기 통진당의 후예인 진보당과 연합 공천을 해 울산 북구에도 국회의원을 당선시켰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지난해 1월 부산 피습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이송된 데 대해서도 "'황제 헬기'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본인이 만들고, 그렇게 자랑한 성남의료원도 안 가고 서울대병원에 간 것을 국민은 이상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서울대병원 이송은 가족 의견에 따라 이뤄진 결정이라면서 "저는 다쳐 누워있을 때라 정확히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다만 "부산 시민들이나 의료진이 박탈감이나 소외감을 느꼈을 점에 대해선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제가 아쉽고 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 후보는 또 "지도자가 되고 국민을 통합하려면 가정부터 통합돼야 하지 않겠느냐"며 "그런데 이 후보는 아시다시피 자기 친형님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고 하다가 그것 때문에 형수님이랑 욕을 하고 다투고 한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가정도 제대로 통합을 못하는데 앞으로 어떻게 국민을 교육하고, 지도자로서 사회를 통합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김 후보에게 "김 후보는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이것은 우리 집안 내밀한 사적 문제이지만, 굳이 따지면 본인(김문수)은 소방관에게 전화해서 갑질을 하지 않았느냐"며 김 후보의 경기지사 재직 시절 논란이 됐던 문제를 상기시켰다.
2시간 동안 이어진 네거티브 공방 뒤 마무리 발언에서도 후보들은 비방을 이어갔다.
이재명 후보는 "헌정질서를 파괴한 세력들이 다시 돌아오게 할 수는 없다"며 "유능한 선장, 충직한 일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독재냐 민주냐, 총통제냐 분권형 대통령제냐 갈림길에 서 있다"며 "민주주의를 지키고 독재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이준석 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드는 데 공동의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권력을 다툰다"며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토론회를 마친 이후에도 일부 논쟁은 장외 공방전으로 확산됐다.
이재명 후보가 과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을 의미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준석 후보는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데 뻔뻔하게 거짓말하는 후보라는 것이 다시 입증됐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토론에서 이준석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담론과 마찬가지로, 2012년 대선 이후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김어준씨를 중심으로 이재명 후보도 이에 동조해 부정선거를 말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제가 말한 부정선거는 국정원이 댓글조작을 통해 국민여론을 조작했기에 그 측면에서 부정선거라고 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나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관심을 갖는 투·개표 조작 차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후보의 과거 SNS 게시글을 공유하며 "토론에서 새빨간 거짓말을 한 이재명 후보는 대국민 사과를 하라"며 "무슨 국정원 댓글 때문에 부정선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인가. 수개표 주장하면서 윤석열과 같은 맥락의 부정선거를 믿었던 음모론자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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