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8 18:06
하나생명, 고양시 요양시설 설립…금융당국, 대형사 규제 풀어 요양 시설 건립 활성화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하나생명이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에 이어 요양사업 시장에 뛰어든다. 신사업 투자 여력이 있는 금융지주 산하 생명보험사들이 초고령 사회 헬스케어 수요에 맞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하나생명은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를 신규 자회사로 편입하며 요양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하나생명은 요양시설 등 노인복지시설 운영 역량을 확보해 보험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늘어난 요양 수요에 비해 부족한 수도권 요양시설 공급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 요양 시설 설립을 위한 부지 매입을 하고 설계를 준비 중이다.
◆금융지주 생보사 중심 요양사업 진출…"토지 규제에 초기 자본 확보 어려워"
하나생명보다 앞서 자회사 운영을 통해 요양사업에 진출한 곳은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 두 곳이다.
KB라이프는 2017년 서울 강동구에 '강동 케어센터'를 시작으로 위례를 비롯한 서초와 은평에 연달아 요양시설을 개소했다. 신한라이프는 작년 첫 장기요양시설인 분당 데이케어 센터를 열었다. 경기 하남과 서울 은평구에 시설 건립부지를 확보해 수도권 요양 시설 공급에 주력할 계획이다.
생보업계 입장에서 고령화로 인한 요양 수요 증가는 새로운 기회이자 대응 과제다. 손해보험업에 비해 상품 다양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라 주력 상품인 저축성 보험 대신 보장성 보험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금융지주 계열사 외에 생보사가 선뜻 요양사업에 뛰어들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설 부지 확보와 설립 등 초기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현행 노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30인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시설은 사업자가 직접 해당 부지와 건물을 소유하거나 공공부지를 임차해야 한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수도권의 비싼 지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턱 낮춘 토지 규제…보험업계, 사업 진출 여전히 '신중'
생보사의 요양사업 진입 장벽을 인지한 금융당국은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3월 보험개혁회의에서 보험사의 '자회사·부수 업무 규제 완화'를 예고한 바 있다.
규제 개선을 통해 보험사가 토지 용도제한 등으로 불가피하게 요양 이외 업무를 하는 경우도 허용될 계획이다. 기존에는 10% 요양시설 운영만 허용돼 제한이 많았으나 탄력적 운영을 통해 보험사의 요양시설 부지 선택폭을 넓혀 시설 건립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보험업계는 신중한 입장이다. 보험개혁회의 논의 이후 세부적인 규제 완화 방침이 공개되지 않았고, 규제 개선은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내용으로 제도 완화 과정을 지켜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요양시설 설립 규제 완화 기조 '경계'…돌봄의 질·환자 주거권 확보 '관건'
요양사업의 양질의 성장을 위해서도 민간 보험사의 시장 진입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현재 인건비가 요양시설 운영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민간 보험사가 사업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돌봄 인력을 줄이는 등 돌봄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토지·건물 소유 규제가 완화돼 임대 산업이 활성화되면 불안정한 임대료 탓에 요양업을 영위하는 보험사가 경영 악화로 사업 철수를 감행할 수 있다. 이는 결국 입소자의 주거 안정성 위협으로 이어진다. 요양시설 내 환자가 대부분 장기요양 1등급~2등급(시설 등급)을 획득해 6개월간 혼자 거동이 불가능한 금치산자임을 고려하면 요양시설의 안정적 운영이 절실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요양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막대한 미래 수익 창출이 아니다"라며 "사회적 책임을 구현하고 비금융 서비스로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 지주 차원의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이점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민간 보험사의 무분별한 시장 진입을 경계하며 "일부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자산 요건이나 회계 투명성 등의 운영 지표 기준을 명확히 설정한 '조건부 진입' 방식이 요양 시장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 KB라이프, 요양 자회사에 500억 증자…미래형 서비스 투자
- KB라이프, 서울 강북지역 요양시설 오픈…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케어 차별화
- "요양 제도부터 기관 안내까지"…KB라이프, '시니어케어 컨설팅' 서비스 출시
-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 "유병자 의료데이터 적극 활용 필요"
- 이병래 손보협회장 "저출산·고령화 등 국가적 과제 해결에 총력"
- 남궁원 하나생명 사장 "생보업 본질 실현 위한 나눔 활동 계속할 것"
- "초고령화 시대 1호 과제"…정부-보험업계, '치매신탁' 활성화 협력 필요
- [#금융톡톡] 삼성화재 '365 연간 해외여행보험' 출시·KB라이프 '중학생 금융 교육' 실시·하나손보 '교직원 특화보험' 배타적 사용권 획득
- 정문철 KB라이프 대표 "본업 경쟁력·성장동력 강화로 고객 가치 창출"
- '사망보험금 유동화' 10월부터 55세에 연금 수령 가능
- KB라이프, 3분기 누적 순이익 2548억…전년比 2.3%↓
- [#금융톡톡] DB손보 '창업 지원 프로그램' 운영사 선정·토스인슈어런스 '신입 설계사 교육' 강화·현대해상 '신담보 3종' 배타적사용권 획득·하나생명 'AI 기반 불법영업 모니터링 체계' 구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