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7.11 14:56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에도 원화 결제망 공백

(이미지=미리캔버스 AI)
(이미지=미리캔버스 AI)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비트코인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정작 국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인프라 구축이 여전히 부재한 상태다. AI 경제 전환기에 국내 금융 주권이 달러 기반의 글로벌 결제망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6.10% 오른 11만7779달러(약 1억6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상승세가 단순한 투기적 흐름이 아닌, AI 산업 구조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AI 산업은 하나의 거대 모델(LLM)에서 벗어나 수백~수천 개의 특화 모델(SLM)이 실시간으로 협업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이들은 센서, 로봇, 공급망 등 실물경제 곳곳에 배치돼 초고빈도·초소액 결제를 자동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김길환 고팍스 연구원은 "공장 최적화 한 번에 수만 건의 거래가 발생하는데 기존 은행망으로는 비용·속도 모두 한계가 뚜렷하다"며 "AI 경제에서는 실시간, 자동화 결제망이 필수"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은 이미 스테이블코인을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채택하고 있다.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185조원을 넘었고, 특히 USDT(테더)는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올해 'GENIUS 법안'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에 편입시켰다. 이에 JP모건은 디지털 예금 토큰(JPMD)을 발행해 기관 간 실시간 자금 이체를 실증 중이다.

김 연구원은 "은행 결제망도 더 이상 독점 구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자산연동형 디지털자산'으로 규정하고 금융위 인가, 자기자본 요건 등을 제시했지만 실제 발행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전무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 거래 비중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를 체인 기반으로 연결하는 기술적·제도적 기반은 미비한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AI가 수많은 거래를 스스로 수행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프로그래머블 머니와 체인 기반 신뢰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AI 혁신의 수익과 데이터 흐름이 모두 달러 블록체인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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