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5.08.26 07:43

李, 트럼프 대통령 경주 APEC 정상회의 초청
트럼프 "北김정은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2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KTV 영상 캡처)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대통령실은 25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며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 한 호텔에 마련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브리핑에서 "오늘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당초 예상보다 긴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먼저 양국 대통령은 각자 모두발언을 하고, 이후 한미 양국 취재진과 약식 기자회견을 가진 후 캐비넷룸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가졌다"며 "오찬과 함께 진행된 비공식 회담은 두 정상과 양국의 참모진이 함께 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한국의 정치적 상황에 대해 물었으며, 교역 및 관세 협상에 대한 간단한 점검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미국 조선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던 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잠시 대통령직을 하지 않던 사이 북한의 핵 위협이 훨씬 더 커졌음을 강조하면서, 중국과 북한의 관계,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을 묻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올 가을에 열리는 경주 APEC에 초청했고, 가능하다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보자고 권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슬기로운 제안"이라고 평가하며, 이 대통령의 제안을 여러 차례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향해 "당신은 전사다. 당신은 미국으로부터 완전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다" 등의 말로 친밀감을 강조했다.

또 "당신은 위대한 사람이고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난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메시지를 직접 써 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리 둘은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면서 과거 암살 위협으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했던 상황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깊이 공감하면서 상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여성 프로골퍼들이 왜 그리 실력이 좋은지 비결을 묻기도 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아마도 손재주가 좋은 민족적 특성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여성 프로골퍼들이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진 다음까지 종일 연습을 한다고 들었다"면서 "열심히 연습을 하기 때문에 세계적 수준의 선수가 되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자리한 참모들의 이름표에 직접 사인을 해주면서, 식탁 위에 올려둔 메뉴 소개가 모두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쓴 캘리그라프라면서 메뉴에도 직접 자신의 사인을 했다. 

식사를 마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로 돌아가 조지 워싱턴, 에이브러햄 링컨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초상화를 직접 소개해줬고,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의 사진첩에서 봤다고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피습 사진이 실린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또 모든 참석자들을 기프트룸으로 안내해 마음에 드는 모자와 골프공, 골프핀, 와이셔츠, 커프스핀 등을 고르도록 하고 한 번 더 사인을 해줬다. 

사인을 해주기 위해 직무실 책상에 앉은 트럼프는 자신의 기념 동전을 꺼내 참모들에게 또 한 번 선물했다. 그러면서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다"라며 "이 대통령은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여러 번 말했다.

강 대변인은 "예정보다 길게 진행된 오찬 회의를 아쉬워하며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한 진전, 대단한 사람들, 대단한 협상이었다'면서 이 대통령과 기분 좋게 인사를 나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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