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5.08.26 12:57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쓴 방명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선물한 펜. (출처=KTV 유튜브 채널)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쓴 방명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즉석에서 선물한 펜. (출처=KTV 유튜브 채널)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특별히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관심을 보인 펜을 선물로 받았고, 자신이 준비한 기념품과 친필 메시지로 화답하며 현장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정상회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금속 거북선, 맞춤형 퍼터, 카우보이 스타일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등 '맞춤형 선물 리스트'를 마련했다.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펜 선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의 서명용 펜에 큰 관심을 보이자, 이 대통령은 즉석에서 "영광"이라며 건넸다. 특히 이 대통령은 "복잡한 필체의 트럼프 대통령의 사인에 유용할 것"이라고 부연설명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펜은 원래 선물용이 아니라 대통령이 공식 행사 때 쓰기 위해 제작한 것"이라며 "태극 문양과 봉황이 새겨진 케이스를 두 달간 수공으로 제작했고, 서명하기 편한 심을 넣은 특별한 펜"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께가 두꺼운 펜을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명할 때 백악관이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부터 사용해온 AT 크로스의 볼펜 대신 샤피 마커펜을 애용해 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기호를 고려해 우리 정부가 전략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거북선 모형은 HD현대의 오정철 명장이 직접 제작한 금속 공예품이다. 크기 30㎝ 안팎으로 전통과 현대의 조선 기술을 함께 담았으며, 이번 정상회담 의제 중 하나였던 조선업 협력을 상징한다. 대통령실은 "우리 조선업 기술력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사진제공=대통령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사진제공=대통령실)

골프광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겨냥한 맞춤형 퍼터도 포함됐다. 국내 업체가 트럼프 대통령의 신장과 체형에 맞춰 특별 제작했으며, 미국 45·47대 대통령 역임 차수와 그의 이름을 새겼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사진제공=대통령실)

마가 모자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착용하지 않았던 카우보이 스타일로 제작됐다. 빨간색은 트럼프 대통령용, 흰색은 멜라니아 여사용이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마가 모자를 변형해 특별함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카우보이 마가 모자' 선물. (사진제공=대통령실)
대통령실이 25일(현지시간) 공개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준비한 '카우보이 마가 모자' 선물. (사진제공=대통령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오찬을 마친 뒤 이 대통령과 수행 참모들을 '기프트 룸'으로 안내해 자신의 기념품을 직접 고르도록 했다. 모자와 골프공, 셔츠용 커프스핀 등에 일일이 사인을 해주었고, 자신의 기념 동전도 나눠줬다.

특히 이 대통령에게는 친필 메시지를 전하며 각별한 친밀감을 드러냈다. 메시지에는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다. 한국은 당신과 함께 더 높은 곳에서 놀라운 미래를 갖게 될 것이다. 나는 언제나 당신과 함께 있다"라는 문구가 담겼다. 현지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레드(빨간색)가 제일 낫다"며 마가 모자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워싱턴 D.C.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긴 선물 증정 시간이 있었다"며 "정상회담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고, 양 정상은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이어 "공동합의문이 굳이 필요 없을 정도로 서로 얘기가 잘 된 회담이었다"라며 "양국 정상이 (주요 의제에 대해) 공감대를 확인하고 이의 없이 끝났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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