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11.15 11:00

3분기 누적 순익 1034억·NIM 개선…내실 성장세 굳혀
IPO 시장 회복에 공모가 현실화…FI도 '완주' 공감대 형성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제공=케이뱅크)
케이뱅크 사옥 전경. (사진제공=케이뱅크)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케이뱅크가 상장 재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월 "시장 상황이 개선되면 조속히 IPO를 추진하겠다"던 발언 이후, 실적 개선과 IPO 시장 회복세가 맞물리며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상반기 코스피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이번 재도전의 자신감은 실적에서 비롯됐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28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첫 1000억원대 이익을 달성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에도 누적 기준 103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누적 1000억원대 순익을 달성했다. 이자이익은 1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고, 비이자이익도 22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1.38%로 전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고,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각각 0.56%, 0.54%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케이뱅크 2025년 상반기 기준 순이자마진과 자기자본이익률 추이. (자료제공=케이뱅크)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케이뱅크의 내실 중심 경영 전략과 맞닿아 있다. 3분기 평균 중저신용대출 잔액 비중은 33.1%, 신규 취급 비중은 33.9%로 금융당국 목표치(30%)를 웃돌았다. 대표 상품인 '사장님 부동산담보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잔액이 4200억원 늘며 기업대출 성장을 이끌었다. 

지배구조 역시 안정적이다. 6월 말 기준 비씨카드가 33.72%로 최대주주이며, 우리은행이 11.96%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재무적 투자자(FI)인 BCC KINGPIN과 KHAN SS L.P.가 각각 8.19%, NH투자증권과 제이에스한파트너스 등 국내 투자자도 5% 이상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로, 이해상충 우려는 크지 않다는 평가다.

상장 환경도 달라졌다.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제도 개편 여파로 한산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은 11월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명인제약(10월 1일 상장), AI 기술기업 '노타'(11월 3일 상장) 등 잇따른 흥행으로 중소형주 중심 수요예측 열기가 되살아났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IPO 예상 기업 수는 11~13개 수준으로 과거 동월 평균(13개)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10월의 일시적 부진 이후 11월 IPO 시장은 관망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IPO 상장의 세가지 요건. (그래픽=정희진 기자)
IPO 상장의 세가지 요건. (그래픽=정희진 기자)

케이뱅크는 공모 구조를 한층 현실화했다. 희망 공모가 밴드를 8300~9500원으로 낮춰, 지난해보다 최대 20% 조정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3조원대 초반으로 카카오뱅크의 약 3분의1 수준이다.

FI와 대주주 사이에서도 "이번에는 완주가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유상증자 과정에서 부여된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이나 매수청구권이 현실적으로 행사에 제약이 많은 만큼, IPO가 투자금 회수를 위한 가장 실질적인 경로라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케이뱅크의 경우 시장과의 시각차와 좋지 않은 시장 환경으로 두 차례 연속 상장에 실패했다"며 "밸류를 낮춰 상장을 완주하는 쪽이 장기적으로 기업 이미지와 신뢰에 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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