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5.15 06:20
[뉴스웍스=유한새 기자] 부모님이 사주는 옷만 입는 나이는 지났다. 길거리에서 보는 흔한 옷을 입는 것도 지겹다. 이제 Z세대는 자신이 사고 싶은 옷, 신발이 있다면 한정판이더라도 소유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급식 시절 '등골 브레이커'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는 스무살. 스무살이 된 후 생기는 특권 중 하나는 자신이 알바로 돈을 벌어서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한정판은 더 이상 멀리 있지 않다. 매장 앞에서 기다리기만 하면, 온라인에서 클릭만 빨리하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다.
◆없어서 못 구한다…텐트치고 새벽 줄서기는 '기본'
"언제부터 줄을 서고 계셨어요?"
"새벽 1시요. 그때부터 기다려야 번호표를 받을 수 있어요."
아침에 서울 시내를 걷다 보면 매장 앞, 사람들이 줄지어 선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텐트를 치고 누워있기도 하며, 어떤 사람은 낚시 의자에 앉아 매장 앞을 지키고 있다.
'오픈런(매장 오픈 전 줄 서서 기다리는 행위)'은 이제 대중적인 문화가 됐다. 사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몇 시간이든 기다린다.
스포츠 브랜드의 경우, 나이키의 '범고래(나이키 덩크로우 블랙)' 열풍이 대표적이다. 2021년 1월 출시된 범고래는 판매 초반만 해도 정가(약 12만원)의 3배 이상으로 시중에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끈 한정판 신발이다. 범고래를 신는 것만으로 '패션 피플'로 불릴 때도 있었다. 당시 백화점에서는 오픈과 동시에 많은 사람이 나이키 매장을 향해 뛰어가는 모습이 흔했다.
출시 2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범고래는 여전히 사람들에게 선호되는 신발이다. 심플한 디자인으로 어떤 옷과도 어울려 '기본템'이 됐다.
범고래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나이키에서 출시하는 한정판 시리즈는 연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없다는 메리트에 여전히 나이키의 한정판 신발은 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
◆유통업계는 이미 한정판 마케팅 '열풍'
한정판은 스포츠, 명품 브랜드의 전유물이 아니다. 유통업계에서도 한정판 마케팅 열풍은 거세게 불고 있다.
스타벅스는 반기마다 '프리퀀시' 행사를 진행한다. 프리퀀시는 행사기간 동안 미션 음료를 포함해 일정 수량의 음료를 구매하면 사은품을 증정하는 행사다. 지난 2020년 '서머레디백'과 지난 2021년 '서머쿨러'가 고객들에게 큰 관심을 받으며 조기 품절 사태를 기록하기도 했다.
Z세대에게 '스타벅스 다이어리'도 인기다.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메모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한정판으로 출시돼 MZ세대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다이어리 마케팅은 연말 연례행사가 됐다.
일정 물량만 출고하는 것은 식품업계도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해 초 '포켓몬 빵' 열풍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포켓몬 빵이 출시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SPC삼립은 밸런타인데이와 같은 기념일에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되팔이' 기승…리셀러 전쟁 선포한 한정판 업체들
한정판으로 출시되는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전문 리셀러(재판매 업자)'도 나왔다. 일명 '되팔이'로 불리는 리셀러의 구매 목적은 재판매를 통해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이다. 최근에는 '크림', '솔드아웃' 등 한정판 리셀 전문 플랫폼도 생길 정도다.
일부 리셀러들은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줄을 대신 서게하고 인기 제품을 싹쓸이한다. 이 때문에 정작 실제 구매하려는 일반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인기 한정판 시리즈는 리셀 가격이 10~1000배까지도 뛴다. Z세대가 아무리 한정판을 소유하고 싶더라도 웃돈을 크게 주고 사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나이키와 에르메스, 샤넬은 지난해부터 리셀러들을 근절하기 위해 '리셀 금지 조항'을 추가했다. 리셀을 금지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일반 소비자에게 구매에 제약을 둘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정판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지만, 구매하지 못 한 것에 낙심하지 말자. 스무살의 개성은 한정판으로만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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