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5.15 06:15

중고차 예산 산정에서 연비 높이는 운전법까지…인생 첫 중고차 구매 꿀팁 대방출

경기도에 위치한 한 중고차 매매 업체. (사진=뉴스웍스 DB))
경기도에 위치한 한 중고차 매매 업체.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사실 싸고 좋은 매물은 절대 없어요."

중고차 업계에서 20년간 몸담은 박모 씨는 첫 중고차를 살 때 이 말만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 없이 싼 중고차는 구매자에게는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다는 것. 따라서 너무 싸지도, 너무 비싸지도 않은 상식적인 가격을 선택하는 게 실패하지 않는 중고차 고르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중고차를 첫차로 선택하는 20대들은 생각보다 꼼꼼히 따지고 합리적으로 구매한다고 전했다. 박 씨는 "20대에 중고차를 구입한다는 건 인생에서 처음으로 큰돈이 들어가는 사건이잖아요. 수입차를 많이 선택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똑 부러진 선택을 합니다"라고 말했다.

중고차, 어떤 차를 어떻게 골라야 할까. 그가 알려준 중고차 구매 노하우를 소개한다.

◆얼마면 되겠니? 중고차 예산 산정법

차량 구입으로 생각한 비용의 20%는 부대 비용으로 책정해야 한다. 가령 차량 구입에 1000만원을 쓸 수 있다면 차량 가격은 800만원, 부대 비용 200만원으로 예산을 잡고 차량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승용차의 취등록세는 차량 가격의 7%다. 매도비는 지역의 매매조합에 청구되는 비용으로, 정확한 금액이 정해져 있지 않아 지역매매조합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대게 수도권 지역은 45만원, 지방은 33만원가량이다.

성능점검기록부는 적게는 1만원에서 수입차의 경우 30만원까지 발생한다. 알선수수료는 차량가액의 2.2% 수준이며, 통상적으로 30만원 정도다.

중고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관리상태를 잘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제공=피렐리코리아)
중고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타이어의 관리상태를 잘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제공=피렐리코리아)

◆좋은 중고차…이렇게 확인하자

컨디션 좋은 중고차, 어떻게 하면 찾아낼 수 있을까. 단서는 '이전 차주의 사용 흔적'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선 주행거리를 살펴봐야 한다. 통상적으로 1년 평균 2만㎞를 기준으로 주행거리의 많고 적음을 가늠할 수 있다. 연식에 비해 주행거리가 지나치게 짧은 차량의 경우 오랫동안 주차됐거나 단거리 위주로 운행했을 가능성이 크고, 각종 정비나 소모품 교환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연식에 비해 너무 많은 거리를 달린 차량은 되도록 피하자. 특히 부품이나 소모품 교체 시기가 도래해 얼마 가지 않아 큰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차량을 살펴볼 때 가장 먼저 눈이 가야 할 곳은 운전석과 조수석의 도어다. 문손잡이 안쪽으로 파여있는 공간(도어컵)은 손잡이를 잡을 때, 손톱으로 긁어 생긴 스크래치가 발생할 수 있다. 문 모서리와 아래쪽은 문을 여닫을 때 혹은 사고로 흠집, 페인트 벗겨짐, 철판 찌그러짐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 도어트림 하단은 탑승자가 타고 내리면서 흠집이 발생하기 쉬운 부분이기도 하다. 이 부분들이 비교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면 전 차주가 평소 차량 관리에 신경을 써온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다음은 타이어 상태다. 심하게 마모됐거나 교체 주기가 지났다면 평소 점검 및 관리에 소홀했다는 의미다. 타이어의 마모 정도는 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전문장비를 이용해 숫자로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직접 측정하기 어렵다면 판매자에게 측정값을 알려달라고 하자. 트레드 잔존율이 30% 이하라면 새로운 타이어로 교체해 운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옵션과 기능 작동도 꼭 확인해야 한다. 중고차를 구매할 때 겉만 꼼꼼하게 살펴서 나중에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운전 시 정작 중요한 각종 옵션과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버튼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눌러보고 확인하자. 창문, 방향지시등, 스티어링휠, 각종 버튼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꼭 살펴봐야 한다.

다음 순서는 카히스토리를 조회하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의 카히스토리 사이트에서 자동차사고 이력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차량 정보, 렌터카, 전손·침수·도난, 소유자 변경 및 사고 수리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중고차 거래도 달라져…'비대면 사기' 주의

박 씨는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 사기가 늘었다고 최근 분위기를 말했다.

그는 "비대면 서비스가 익숙한 젊은 층을 겨냥해 탁송 거래가 늘었다"며 "얼굴을 보지 않고 거래가 진행되다 보니 대금이나 계약금만 받고 차량은 보내지 않는 사기 거래가 늘고 있다. 일명 탁송 유도 사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렴한 매물 가격에 탁송 서비스까지 해준다며 입금을 재촉하면 꼭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선 입금자명과 계좌명이 동일한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귀찮더라도 보험이나 사고 이력을 조회하고 성능점검기록부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특히 박 씨는 "평균 시세보다 너무 싸다면 미끼 매물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22년 20대 중고차 실거래 상위 10위. (자료=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다들 어떤 차를 골랐을까? 20대 인기 중고차 '톱10'

"제가 한번 맞춰볼까요? 아반떼!"

중소기업에서 3년째 근무 중인 정모 씨는 중고차 구입에 관심이 많은 20대 청년이다. 인생 첫 중고차로 어떤 차를 구입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대한민국 20대가 처음으로 구입하는 첫 중고차 1위로 아반떼를 꼽았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20대가 구입한 중고차 가운데 현대차 '아반떼'가 1만8515대 거래되며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현대차 '쏘나타' 1만2946대, 3위는 기아 '모닝'이 1만1292대 거래됐다. 수입차는 10위 안에 단 한 대도 들지 못했다.

정 씨는 "수리비나 소모품 교환 비용과 같은 유지 비용을 생각하면 국산차를 뽑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거래 전문가들은 "수입차는 국산차에 비해 수리비와 유지비가 많기 때문에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제조사 보증이 끝난 수입차는 신차 대비 가격이 저렴하지만, 수리비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 국산차는 소모품 비용이 얼마 안 들고, 중고도 인기가 좋아서 수입차보다 감가가 적다"고 입을 모았다.

비용 지출이 큰 부분은 두 가지, 바로 수리비와 소모품 교환 비용이다. 특히 수입차의 경우, 공임이나 부품비가 국산차보다 2~6배 비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여기에 엔진오일 등 각종 오일류, 타이어 같은 소모품들은 차량을 운행하는 이상 정기적인 지출이 발생하는 항목들이다. 적게는 6개월, 많게는 3~4년에 한 번씩 소모품을 교체해야 하는 만큼, 이런 유지 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지 잘 따져보도록 하자.

 연비를 높이는 고수의 '팁'

1. 부드럽게 출발한다. 급출발 10번이면 100㏄의 기름이 낭비된다.

2. 경제속도 70㎞/h를 지킨다. 경제속도 10% 초과 시 연료소비량은 7.2% 증가한다.

3. 에어컨을 사용하면 연료 소비량은 평균 10% 증가한다.

4. 급가속·급정지를 하지 않는다.

5. 차량 내 짐을 최소화한다. 불필요한 짐 10㎏을 싣고 50㎞를 달리면 약 80㏄의 기름이 낭비된다.

6. 타이어가 표준 공기압보다 30% 높으면 8%의 기름이 낭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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