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26 07:00
광주은행 노조 "지역경제 파탄 주범" 연임 반대
변동금리비중 90% 육박…조정금리 1% 역차별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이 이사회 문턱을 넘었지만, 지역 민심까지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광주 지역에선 전북은행과 비교했을 때 대출금리가 너무 높고, 지역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에 치중하고 있다며 불만이 높다.
결국 김기홍 회장이 연임할 수 있었던 실적은 수익에만 집중한 결과라는 게 지역 민심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은행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에서 김기홍 회장의 연임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은행 노조는 김기홍 회장의 셀프 3연임 저지를 위한 투쟁을 진행 중이다.
현재 JB금융지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자로 선임됐을 뿐 정식 임명 절차인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현재 노조는 본점 천막 농성을 시작으로 피켓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광주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JB금융지주 경영전략 회의에서도 시위를 진행해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가 김 회장 3연임을 반대하는 이유는 지역 홀대론 때문이다.
JB금융의 올해 3분기 기준 순이자마진은 3.17%를 기록 중인데 이자 장사에만 치우쳐 있다. 특히 자회사인 광주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65%로 전북은행(2.63%)보다 높다. 경쟁 지방은행인 경남은행의 순이자마진이 1.81%, 부산은행 1.87%과 비교해도 대출이자에 더 집중한 모습이다.
실제 광주은행의 원화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90%에 육박한다. 김기홍 회장 취임 해인 2019년 변동금리 비중이 84.5%였던 점을 감안하면 변동금리 비중을 매년 확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전북은행의 변동금리 비중도 74.5%에서 78%로 늘었지만, 광주은행과 비교하면 서서히 증가한 모습이다.

변동금리 중심으로 대출영업을 하더라도 조정금리 여유가 있다면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광주은행의 평균 중기대출(보증서담보) 금리는 10월 말 기준 5.32%에 달한다.
전북은행이 같은 보증서담보 평균 대출금리가 4.86%인 점을 감안하면 광주 지역 기업고객에게 더 많은 부담을 주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금융그룹 내 지역은행 간 대출금리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가감조정금리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전북은행의 경우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가감조정금리가 평균 2.61%에 달한다. 반면 광주은행은 1.52%에 불과해 지역 고객에게 줄 수 있는 금리 혜택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광주은행 박만 노조위원장은 "지역은행의 금융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이익목표 할당으로 경쟁력 제로의 형편없는 금융상품을 파생시켰으며, 이로 말미암아 기반 고객 이탈을 가속 시켰다"며 "지역상생이 아닌 지역경제 파탄의 주범인 김 회장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주 회장의 압박과 강요에 의한 핵심사업인 비대면 중금리 대출이 실질연체율 12%, 누적 손실 255억원에 육박하고 있으나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이로 인한 연체율 상승으로 영업점 연체관리 강화로 영업력 손실을 입히고 있음에도 김 회장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오히려 고위험대출인 외국인대출을 새로운 먹거리로 홍보하고 있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홍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에는 정관 변경 덕분이다. 기존에는 재임 중 만 70세가 되면 다음 정기주총까지만 임기가 보장됐다. 그러나 이사회는 선임 시점 만 70세 미만으로 수정해 김 회장이 3년의 추가 임기를 모두 채울 수 있다.
사실상 '꼼수 셀프 연임'인 셈인데 금융당국도 눈을 돌렸다. 타 금융지주와 다른 잣대로 지배구조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도 나온다. 김기홍 회장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이다. 금감원을 나온 뒤 국민은행 전략그룹 부행장을 거쳐 JB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다 2019년 JB금융 회장직에 올랐다.
타 금융지주 회장은 괄목할 실적을 이뤄내도 금융당국 눈치 때문에 3연임에 실패했다. 그러나 JB금융만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해 금융감독원이 논란을 키웠단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