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12.04 15:14

S&P "비상계엄 때문에 신용등급 바꿀 이유 없다"
탄핵 정국으로 전환…外人 자금 유출 환율 압박↑

(사진=박성민 기자)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은 지켰다. 이에 따라 일단 금융시장은 진정 국면에 진입했다.

그러나 향후 탄핵 정국으로 전환되고 국정 운영에도 빈틈이 생기는 만큼 불안정한 요소가 남아있다.

4일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비상계엄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 실질적 영향은 없다고 평가했다.

S&P와 나이스신용평가 공동으로 진행한 세미나에서 킴엥탄 S&P 전무는 "비상계엄이 몇 시간 만에 해제됐고 한국의 제도적 기반이 탄탄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자에게는 뜻밖의 일이고 향후 투자자 결정에 부정적 여파를 미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한국의 현재 신용등급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일단 환율 시장은 안정세를 찾았다.

이날 새벽 비상계엄 선포 후 원달러 환율은 1450원까지 급등했지만,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받아들이면서 1415원으로 안정을 찾았다. 현재는 1412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원화 약세 압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원달러 환율 전망으로 1413원에서 1426원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자금 유출이 예상됨에 따라 환율 상승 압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도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면 환율은 1420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은 외국인 눈치를 봐야 할 상황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 선물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486억2600만원 순매도 중이다. 이어 외국계 기관 순매도 종목은 LG화학, 현대차, 삼성SDI, 삼성화재, SK텔레콤 등이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주 타격이 큰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는 7.88%, 신한지주 7.45%, KB금융 5.93%, 우리금융 4.01%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반도체 시장도 암울하다. 메모리칩의 안정적 공급이 AI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만큼 국내 반도체 글로벌 평판이 훼손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성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잔존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리스크까지 더해져 외국인 수급 복귀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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