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08 16:33
금융위, 9일 종투사 CEO 간담회…IMA 상품 제도 구체화
한투·미래, IMA 조건 자기자본 8조 충족…"치열 경쟁 예상"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금융당국이 이번 주 종합투자계좌(IMA)의 구체적 허용 방안을 공개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1호 타이틀'을 어떤 증권사가 얻게 될 지 관심이 쏠린다. 결국 자기자본 순위 1·2위를 다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의 자존심 싸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대표(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증권업 기업금융(IB)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증권사 IMA 허용 방안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IMA란 고객예탁자금을 통합 운용해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원금을 지급하는 실적배당 상품인 만큼,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만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종투사 제도를 도입한 이후 초대형 글로벌 IB를 육성하기 위해 자기자본 기준 8조원 이상의 증권사는 IMA 사업을, 4조원 이상은 초대형 IB로 지정해 발행어음 사업이 가능토록 했다.
그러나 국내에서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증권사는 지난해 12월 지정된 대신증권을 포함해 10곳에 불과하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곳 역시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곳뿐이다. 특히 IMA의 경우 현재까지도 해당 타이틀을 취득한 증권사가 9년째 전무한 상태다.
현재 IMA 1호 타이틀이 유력해 보이는 증권사는 우선 자기자본 8조원을 충족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가장 적극적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지난달 한국투자증권은 무보증 사모채권형 신종자본증권 7000억원을 발행하며 별도기준 자기자본 10조 타이틀을 따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이어 이번 신종자본증권 인수까지 단행하며 IMA 사업에 적극적인 의지를 지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다만 리스크가 없는 건 아니다. 최근 한국투자증권 내부에서 발생한 매출 과대 상계 문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치 사업보고서를 수정했다고 정정 공시했다. 이는 내부 회계 오류로 매출이 5조7000억원가량 부풀려졌기 때문이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한국투자증권 같은 경우는 사이즈가 있기 때문에, 매출 자산 규모를 봐서 규모 비율을 살펴야 한다"며 "규모, 비율, 고의성 등을 살펴 감리로 전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리테일부서와 FX(외환) 부서가 해외 투자를 위해 환전 거래를 발생하면서 생긴 외환 손익을 재무 회계상 매출로 잡는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금액이 워낙 큰 만큼 당국의 제재 수위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다른 IMA 1호 타이틀 도전자인 미래에셋증권도 IMA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며 인가 신청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월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IMA 사업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당시 이강혁 미래에셋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래에셋의 핵심 DNA는 운용에 있다"며 "IMA는 미래에셋의 강점인 운용 역량을 극대화할 기회"라고 말했다.
두 증권사가 IMA 진출에 진심인 건 사업자 선정 시 주어지는 혜택 때문이다. IMA 사업자로 선정되면 일정 비율을 IB에 투자해 자본을 공급하는 조건만 충족하면, 일반 고객의 자금을 한도 없이 모집할 수 있게 된다.
증권사의 신용공여나 발행어음 등은 자기자본 200% 이내에서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등 한도가 정해져 있지만, IMA로 모은 자금은 별도 한도 규제가 없다. 이에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는 만큼 증권사의 수익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되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기자본 투톱을 달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간 IMA 1호 타이틀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일 당국이 IMA와 관련해 판매규제나 조달한도 등을 구체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에 따라 두 증권사도 즉시 행동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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