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08 16:15
하반기 신청자 규모 100명 내외…영업효율화 '스퍼트'
노조, '찍어내기식 퇴직' 우려…"직원에 책임 전가하나"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신한카드가 6개월 만에 다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앞선 조직 개편으로 다수의 팀장급 직원들이 희망퇴직으로 이탈할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희망퇴직 신청자 모집을 완료했다. 신청자 규모는 100명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60명가량 인원이 이탈한 데 이어 6개월간 약 160명의 직원이 퇴사할 예정이다.
전년 대비 희망퇴직이 늘어난 데에는 퇴직 대상 연령 기준이 확대되고 대규모 조직 개편이 실시된 영향이 크다. 이번 희망퇴직 대상자는 1968~1979년생으로 지난해(1968~1974년생)와 비교해 대상이 확대됐다. 이와 함께 조직 개편 차원으로 대규모 인사이동과 영업 조직 통폐합을 진행한 결과 보직 해임된 팀장급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카드는 최근 '4그룹 20본부 81팀' 조직 체계를 '4그룹 20본부 58부' 체계로 재정비했다. 이에 따라 86명의 팀장급 직원의 인사이동이 결정된 바 있다. 파트 조직 역시 36개에서 12개로 축소·개편하며 비대해진 조직의 몸집을 줄이는 데 박차를 가했다.
신한카드는 이번 조직 개편으로 영업 생산성을 높일 방침이다. 그간 신한카드는 경쟁사에 비해 인력 규모가 커 효율적인 경영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직원 수는 2443명으로 삼성카드(1763명)보다 월등히 많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카드의 1인당 생산성은 2억1700만원으로 삼성카드(3억2600만원)에 크게 뒤진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 연령층이 높은 직원들이 많은 역삼각형 인력 구조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조직 개편과 희망퇴직은 경영 효율성과 제2의 인생을 준비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퇴직하려는 직원 수요를 반영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내 노동조합은 이번 희망퇴직을 팀장급 인사를 '타깃'으로 한 퇴직 종용 행위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희망퇴직 실시 전 구체적인 조직 축소 규모에 대한 노사 대화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대규모 영업 인력 축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실적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론을 제기했다. 카드업계를 둘러싼 조달 환경의 변화가 실적 후퇴를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이에 박원학 신한카드 노조지부장은 지난달 11일 결의대회를 통해 사측의 일방적인 조직 개편을 규탄한 바 있다.
박 지부장은 "통상적으로 연말에도 이 정도 규모의 인력 축소·개편을 감행하지 않는데, 지금 회사의 행태는 하반기 영업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며 "직원이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 급변하는 조달 금리에 대비한 환경을 구축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실적 하락을 불러왔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