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1 18:50
하반기 조직개편안, 팀장급 인사 30% 축소…실무 인력·영업 생산성↑
노조, '찍어내기식 퇴직'에 반발…"실적 감소 직원 탓으로 돌리지 마라"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신한카드가 희망퇴직 실시 전 조직 축소 개편을 단행한다. 팀장급 인사를 타깃으로 해 자발적 퇴직이 아닌, 이른바 '찍어내기식 퇴직'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사내 노동조합이 반발하고 있다.
신한카드 노조는 11일 본사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 조직 축소안 철회를 촉구했다.
신한카드는 오는 16일 조직개편 차원으로 대규모 인사이동과 영업 조직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동은 실무 인력을 늘리는 대신 조직장을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81개 팀을 맡고 있는 팀장 자리가 대폭 줄어 30%가량 조직이 축소되는 것이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팀장에서 보직 해임된 인원은 사실상 희망퇴직 대상이 된다.
6개월간 두 번의 희망퇴직과 조직 축소를 감행하는 이유는 영업 생산성 때문으로 관측된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5721억원을 기록해 10년 만에 업계 1위 자리를 삼성카드(6646억원)에 내줬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26.7%실적이 하락하며 사측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인력 감소에 집중하는 것이다.
신한카드는 경쟁사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직원 수는 2443명으로 삼성카드(1763명)보다 월등히 많다. 당기순이익 기준으로 신한카드의 1인당 생산성은 2억1700만으로 삼성카드(3억2600만원)에 크게 뒤진다.

하지만 노조는 이번 조직개편안이 단순한 영업 효율화를 넘어 부당한 퇴직 종용 행위라고 보고 있다. 회사의 조직 개편은 노사 협의 사항은 아니지만, 노조가 연말 인사 이동까지 염두에 두고 향후 인사 개편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원학 신한카드 노조지부장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원래 노사 간 희망퇴직을 했을 때 조직의 30%를 축소하는 방안을 사측이 공개하지 않았다"며 "통상적으로 연말에도 30% 규모의 인력 축소를 감행하지 않는데, 지금 회사의 행태는 하반기 영업 안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대규모 영업 인력 축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실적 상승으로 연결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카드업계를 둘러싼 조달 환경의 변화가 실적 후퇴를 불러왔다는 주장이다.
박 지부장은 "타 카드사들을 보면 급변하는 조달 금리에 대비해 발 빠르게 장기 조달 환경을 구축해 놓았다"며 "신한카드 직원이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경영진이 대내외적 경제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것이 지금의 실적 하락을 불러왔다"고 성토했다.
한편, 신한카드는 조직개편 직후인 오는 19일부터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청 대상은 1968년생부터 1979년생 팀장급 인사들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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