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09 10:00
추경·소비쿠폰으로 내수 숨통…물가·고용·부채는 과제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국정 지지율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물가·가계부채·청년 고용난 등 민생·경제 현안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9명을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56.0%, 부정 평가는 39.2%였다. 취임 이후 50%대를 유지하며 오차범위 밖 우세를 이어간 모습이다. 리얼미터는 "가뭄 재난지역 선포, 임금 체납 중대범죄 규정, 지역 바가지요금 개선 지시 등 서민경제와 직결된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 지표는 개선 신호와 경고등이 교차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9개월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생활물가 체감은 여전히 높다. 전월세 가격과 대출 이자 부담이 서민 가계의 짐으로 남아 있고, 한국은행 집계 2분기 가계신용은 1952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7월 청년(15~29세) 체감 실업률은 16.1%였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민생 안정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취임 당일 첫 행정명령으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지시했고, 보름 뒤인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30조5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7월 21일부터 전 국민에게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침체한 내수 경기를 일정 부분 되살렸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소비자동향조사에서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1.4로 전월 대비 0.6포인트 상승, 2018년 1월(111.6) 이후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발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기 대비·잠정치)은 0.7%로 1년여 만에 0.1%대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났다.
정부는 22일부터 2차 소비쿠폰(10만원 한도)을 발급해 내수 회복 흐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도 "민간 소비가 뚜렷하게 늘고 반도체·석유화학 수출도 4% 이상 증가했다"며 "민생 정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물가 안정과 고용 개선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고금리로 가계와 중소기업의 금융 부담이 계속되고, 청년층·취약계층 고용 지표도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않는다. 전월세 시장은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이어지며 서민 주거 불안을 키우고 있다.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반등이 대외 변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며 물가 안정과 고용 개선 같은 체감 성과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지지율이라는 정치적 안전판이 있더라도 민생 성과 없이는 장기 동력을 장담하기 어렵다. 국정의 두 번째 100일은 서민들이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실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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