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08.07 18:00

美 경제 지표 따라 지수 '널뛰기'…폭등·폭락세 다소 진정
경기·유동성 불안 심리 상존…9월 FOMC까지 불안감 이어질 듯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 등락 추이. (출처=미리캔버스)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 등락 추이. (출처=미리캔버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미국에서 불어온 경기 침체 공포에 이번 주 국내 주식시장이 출렁이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면서도,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6.26포인트(1.83%) 오른 2568.41에 마감하며 연이틀 상승했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2946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90억원, 3062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 지수가 상승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3거래일 연속 떠나간 셈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5일 경기 침체 우려에 급격한 하락세를 타며 4년 5개월 만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전날에는 반대로 급격한 상승세를 타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지수 전체의 변동성이 커졌다.

코스피 지수가 반등에 성공한 건 시장 전망보다 높은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덕분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5일 7월 PMI가 51.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PMI가 50을 넘길 경우 경기 확장, 50 미만일 경우 경기 위축이라고 판단한다.  

지난 월요일 코스피 지수가 무너진 건 미 제조업 PMI 영향이 컸다. ISM에 따르면 7월 제조업 PMI는 46.8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달인 6월의 48.5보다 하락한 수치이며, 시장의 예상치인 48.5보다도 낮아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같은 소식에 지난 5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하루 동안에만 1조5000억원을 코스피 시장에서 내던졌다. 

코스피가 미국 경제 지표에 따라 큰 폭으로 출렁이면서 일각에선 투자자들이 '패닉셀링(공황매도)'에 나서면서 지수가 곤두박질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5일 코스피는 하루에만 234.64포인트(8.77%) 하락하면서 '블랙 먼데이'를 보냈다. (사진=박성민 기자)
지난 5일 코스피는 이날 하루에만 234.64포인트(8.77%) 폭락하면서 '블랙 먼데이'를 보냈다. (사진=박성민 기자)

증권가는 이 같은 지표만으로 경기 침체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이날 김호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모멘텀이 7월 들어 뚜렷하게 하락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고용 둔화 속도가 빨라져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 짓기는 아직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시장의 둔화는 수요보다는 공급과 마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기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연구원은 "수치상 나타나고 있는 상황들에 대해선 분명히 경계심이 필요해 보인다"며 "당장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너무 빠르다는 점은 경계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7월 고용 악화만을 침체 시그널로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코스피는 급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며 "경기와 유동성에 대한 불안심리가 남아있어 진폭이 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경기침체를 확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코스피 밴드를 기존 2500~3000으로 유지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정의 원인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 인하 횟수에 대한 예상이 달라지며 주식에서 채권으로 자금이 이동한 탓"이라며 "글로벌 주식의 상대적 매력은 약해졌으나 국내 주식시장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주장할 수 있는 구간에 도달했다"고 판단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코스피가 7~8% 하락했던 국면은 9·11테러,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당시였다"며 "과연 지금이 그때만큼 위험한지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뒤 급반등하며 매수 사이드카가 나오는 등 우선 폭락장세는 일단락됐다"며 "코스피 지수가 깊은 저평가 구간에서 매력도가 올라왔지만, 당분간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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