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3.26 15:39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정부의 고액배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정희진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정부의 고액배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사진=정희진 기자)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기업은행이 2년 연속 은행권 평균 연봉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내부 성과와 무관한 보상 체계에 대한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2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은행 직원 평균 연봉은 8900만원으로, 2023년에 이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평균 연봉이 9000만원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억2000만원, 국민·신한은행은 각각 1억1900만원, 우리은행은 1억1400만원으로 모두 1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아이엠뱅크도 1억700만원으로 기업은행보다 높다.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부산은행(1억1800만원), 경남은행(1억1100만원), 광주은행(9900만원), 전북은행(9500만원) 모두 기업은행보다 평균 연봉이 높았다.

시중·지방은행 직원 평균 연봉 비교. (자료제공=각 사)
시중·지방은행 직원 평균 연봉 비교. (자료제공=각 사)

기업은행은 지난해 2조44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보상은 실적에 비례하지 않았다. 이는 공공기관에 준하는 '총액인건비제도' 때문이다. 총액인건비제도는 공공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연간 인건비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로, 사실상 성과에 따른 인건비 확대가 불가능하다.

이 같은 구조는 인력 유출로도 이어지고 있다. 기업은행의 평균 근속연수는 15.5년으로, 국민은행(17.5년), 신한은행(17.1년)보다 2년 가량 짧다.

이에 기업은행 노조도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기업은행지부는 이날 서울 을지로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고액 배당 요구와 임금 체불 문제를 규탄했다.

류장희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정부는 공공성을 내세우며 실적을 요구하지만, 정작 그 성과는 배당금 형태로 외부에 유출되고 있다"며 "공정한 이익 분배와 실질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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