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16 14:57
업계 유일 한투운용 'ACE KRX 금현물' 독점 체제 재편
'김치 프리미엄' 변수 없는 국제 금값 추종…보수 경쟁 '치열'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중동에서 전쟁 긴장감이 고조되자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넘보고 있는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독점해 온 금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전면 재편된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이 잇따라 참전하면서 투자자 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게 됐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17일 삼성운용과 신한운용은 각각 'KODEX 금액티브'와 'SOL 국제금' ETF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그동안 금현물 ETF 시장을 주도한 건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한투운용이 지난 2021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ACE KRX금현물 ETF'는 기초지수로 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금현물 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ETF는 국내 대다수의 금 ETF가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것과는 달리 유일하게 현물을 추종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부각됐다. 금 선물의 경우 만기를 앞두고 월물교체(롤오버)를 계속 진행해야 하기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발생하는 데 반해 현물 ETF 같은 경우 '금괴'와 1대 1 매칭이 되는 형태이기에 현물 금을 보유한 것과 가장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단 점에서다.
금현물 ETF의 수익률도 좋았다. 올해 초부터 직전 거래일인 지난 13일까지 'ACE KRX금현물 ETF'의 수익률은 15.92%다. 순자산총액도 지난해 말 6228억원에서 1조3160억원까지 치솟으며 두 배 이상 불어났다.

금현물 ETF가 투자자들에게 '금테크'의 수단으로 주목받자 다른 자산운용사들도 해당 시장에 참전을 선언했다.
먼저 삼성자산운용이 선보이는 'KODEX 금 액티브'는 국제 금현물 가격을 비교 지수로 미국에 상장된 금현물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액티브 상품이다. 이 상품은 해외 상장 금현물 ETF를 편입하는 간접형이지만, 향후 국제 금현물을 40% 이내에서 편입할 수 있다.
지난 3월 'SOL 골드커버드콜 액티브 ETF'를 선보인 신한자산운용도 금현물 시장에 뛰어든다. 신한운용의 'SOL 국제금'은 KEDI국제금현물가격지수를 추종하면서 미국과 캐나다에 상장된 금현물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패시브 상품이다.
두 운용사가 한투운용과 달리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를 선보이는 이유는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의 금 가격 차이를 뜻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2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 가격이 치솟자, 국내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KRX 금시장'의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20%까지 비싸지는 괴리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할 경우 지역 프리미엄에 따라 발생하는 거품 가격으로 인한 손실 걱정이 없다는 이점이 존재한다.

한편 업계에서는 자산운용사들이 대거 금현물 ETF를 내놓으면서 여타 ETF와 같은 '보수 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번에 삼성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새로 선보이는 두 ETF의 총보수는 0.3%로,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KRX금현물 ETF'의 0.5%보다 0.2% 낮다. 삼성운용에 따르면 고객이 금현물 ETF에 연간 1000만원을 투자할 경우, 기존 한투운용의 금현물 ETF보다 연간 2만원의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의 'KODEX 금 액티브'와 신한자산운용의 'SOL 국제금'은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타 ETF에 투자하는 재간접형 상품인 만큼, 해당 ETF에서 발생하는 수수료가 덧붙여질 수 있단 점에서 유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이달 중 한투운용과 유사한 'KRX금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의 금현물ETF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될 경우 한투운용과의 수수료 싸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본부장은 "ACE KRX금현물 ETF의 기초자산은 온전히 현물지수로 된 반면, 재간접형 상품은 현물 ETF를 추종하는 ETF를 기초자산으로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ACE KRX금현물 ETF는 재간접형 상품과 달리 재간접 비용이 별도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 보면 가격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만큼, 여타 운용사들도 금현물 ETF를 내놓을 가능성은 충분해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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