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18 18:08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고용보장과 매각 위로금을 요구하는 노조를 만나 대화의 물꼬를 텄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지부장, 이재진 사무금융노조위원장과 만나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 협의하기 위한 교섭을 진행했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 인수 합병 후 첫 대표 교섭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노조의 5대 요구사항 중 ▲고용 보장 ▲임금 단체협상 승계 ▲인수 후 독립 경영 보장 ▲매각 위로(공로)금 지급이 논의됐다.
앞서 우리금융 측은 "인위적 인력 구조조정은 없다"며 노조의 고용 보장 우려에는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동양생명 노사는 협상 테이블에서 고용 합의안 작성을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추진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매각 위로금 관련해서도 합의 의지가 보인다.
일각에서는 노조의 '월 기본급의 600~1200% 수준'의 위로금 산정이 우리금융 측에 부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매각 위로금 지급은 피인수기업이 상당한 매각 차액이 발생했을 때 행해졌던 관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노조 측은 매각 위로금 산정은 특정 수준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조율할 문제라며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지부장은 "서로의 입장에서 최고 수준의 조건을 제시하고 이를 조율하는 게 협상"이라며 "1200% 수준은 라이나생명의 사례에 따라 설정된 것이지 통상적인 지급 사례에 맞춰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성대규 대표가 인수 후 합병(PMI)을 이끌었던 오렌지라이프(現 신한라이프) 역시 근속 기간에 따라 차등적으로 최대 '월 기본급의 450% 수준'의 매각 위로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르덴셜생명 직원들 역시 KB금융지주에 인수됐을 당시 최대 430% 수준의 매각 위로금 산정에 합의한 바 있다.
다만 협상 성과 도출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 8월부터 5대 요구사항 이행을 촉구한만큼 내달 중 실질적 교섭 성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은 인수합병 작업이 완료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만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 노조 관계자는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교섭이 진행되면 직원들이 무시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노조 입장에서는 최대한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지만 앞으로 협상이 지지부진하면 투쟁 수위가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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