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7.01 18:04

양사 자산 합계 '업계 5위' 수준…비은행 실적 강화 효과
조직 통합·재무 건전성 관리 과제…노조 불만 해소 '관건'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사진제공=우리금융지주)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우여곡절 끝에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 효과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임종룡 회장 체제에서 숙원 사업으로 추진한 그룹 포트폴리오 확장을 마무리 짓는다.

보험업계의 지각 변동도 감지된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자산은 각각 35조1917억원, 19조5715억원으로 단순 합산 시 54조원이 넘는 규모다. 이는 생명보험업계 5위인 신한라이프(자산 약 60조원)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어 단숨에 중위권 생보사인 NH농협생명과 KB라이프를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동양생명과 ABL생명 차기 대표로 각각 선임된 성대규, 곽희필 대표는 신한라이프를 업계 4위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다. 성 대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을 주도해 신한라이프 성장 기반을 닦은 인물로 이번에도 인수TF를 이끌며 조직 개편·통합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곽 대표는 보험영업 전문가로서 GA(법인보험대리점)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금융 설계사 조직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은행 실적 3배 '껑충'…자본 건전성 관리는 '과제'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은 즉각적으로 우리금융의 실적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실적 측면에서 은행 의존도가 90%가 넘는 우리금융의 수익 다각화로 기업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지난해 우리금융 순이익은 3조860억원이며 이중 비은행 5개사(증권, 자산운용, 카드, 저축은행, 캐피탈)의 순이익 총합은 2080억원에 불과하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난해 순이익 단순 합산치가 4153억원에 달하는 만큼, 2개 보험사를 품으며 우리금융의 비은행 실적은 3배가량 급증할 수 있다.

동양·ABL생명을 양사 합산 자산 대비 저가에 매수하며 생긴 회계상 이익도 우리금융에 호재다. 우리금융은 두 보험사를 약 1조5000억원에 매입했다. 두 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가치는 약 2조2000억원이다. 이로써 우리금융은 7000억원가량의 염가매수차익을 얻는다. 이는 올해 하반기 우리금융의 순이익에 반영될 예정이다.

다만 두 보험사의 불안한 재무 건전성은 우리금융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급여력(킥스) 비율은 각각 127.2%, 104.6%이다. 금융당국이 적격시정조치 대상의 기준이 되는 킥스 비율을 130%로 낮췄음에도, 두 보험사는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이 되는 상황이다.

이에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제 막 자회사 편입이 된 만큼 양사 재무구조 관련 정보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필요하다면 자본 확충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노조위원장이 26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동양·ABL생명 매각 관련 고용보장 쟁취 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손일영 기자)
​이재진 전국사무금융노조위원장이 26일 우리금융그룹 본사 앞에서 진행된 '동양·ABL생명 매각 관련 고용보장 쟁취 결의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손일영 기자)

◆"우리라이프 출범은 언제?"…인수 후 합병 과제 '산적'

동양·ABL생명은 우리금융 자회사 편입 이후에도 당분간 사명을 유지한다. 인수 후 통합 과정 이후에는 '우리라이프' 또는 '우리금융라이프' 등으로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다.

다만 양사의 브랜드 통합 및 '화학적 결합'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두 생보사의 전산 시스템과 내부 조직 구성을 통합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이를 다시 우리금융 내 다른 금융상품과 연계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사 협의도 핵심 해결 과제다. 동양·ABL생명 노동조합은 고용 안정과 매각 위로금 산정을 요구하며 사측의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업권이 같은 두 생보사가 그룹 내부에 편입되며 중복 인력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매각 위로금 산정에 대해서도 피인수자인 중국 다자그룹이 아무런 답변 없이 시장을 떠난만큼 우리금융에게는 부담이다.

우리금융 측은 1일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자마자 동양생명 노조와 고용 승계 및 임금 협상 상견례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협상 결과에 따라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지부장은 "협상 상견례를 계기로 추후 협상 일정을 조율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 관계자들과 협상을 보고 행보를 투쟁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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