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9.02 14:15

금감원, 무더기 '경영유의' 경고…킥스 산출 자의적 해석 '쟁점화'
6개월째 킥스 권고 기준 미달…"디지털 경쟁력 통해 극복할 것"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제공=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사옥 전경. (사진제공=롯데손해보험)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재무 건전성 지표가 6개월간 금융당국의 권고치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지급여력(킥스) 비율이 개선세를 보이며, 건전성 관리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킬지 주목된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롯데손보에 17건의 경영유의사항 및 시정 조치를 통보했다.

이를 통해 금감원은 롯데손보 전반의 내부통제와 경영관리 체계의 허점을 지적했다.

특히 킥스 비율 산출 과정의 적정성에 관한 개선 요구가 눈에 띈다. 금감원은 롯데손보가 킥스 비율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실제보다 높게 측정했다고 판단했다.

회계제도(IFRS17)상 킥스 산출 시 위험경감효과를 반영하는 경우 위험경감기법을 문서화하는 등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금감원은 롯데손보가 이와 같은 원칙을 준수하 않았다고 말한다. 이어 킥스 비율 산출 기준일로부터 5개월~1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위험경감효과를 자체적으로 반영하는 등 제도상 건전성 지표 작성 기준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봤다.

위험경감기법은 요구자본 측정 시 ▲재보험 ▲파생상품 ▲신용위험경감기법 등을 사용해 요구자본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6월 말 킥스 비율이 173.1%라고 공시했다. 다만, 당국은 제도상 요구는 위험경감효과 반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위험경감기법을 사용하지 못했다면 킥스 비율이 146.8%로 떨어진다고 말한다. 이는 당시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적한 킥스 비율 산출 시점에는 위험경감기법 문서화 과정이 완료가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당시 외부 기관의 공시 검증에 따르면 하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 추이. (자료=손일영 기자)
롯데손해보험 지급여력비율 추이. (자료=손일영 기자)

다만 금융당국은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롯데손보의 실적 지표를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 왔다. 특히 롯데손보는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산출 시에도 '예외모형'을 통해 위험경감기법을 활용하는 만큼, 보수적 요구자본 계산을 통한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권고하는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임 이찬진 금감원장이 지난 1일 보험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ALM(종합자산부채관리) 원칙에 따른 철저한 건전성 관리를 주문한 만큼, 롯데손보에 대한 자본 적정성 관리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해 6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은 129.46%다. 지난해 말 기준 킥스 비율이 154.59%에서 올해 1분기 말 119.93%로 급락한 후, 소폭 개선세를 보인 모습이다. 다만 여전히 금융당국의 권고치(130%)를 맞추지 못한 모습이다.

지표상 개선세는 더디지만 자본 비율 개선 노력은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손보는 2021년 3월 말 기준 5조2975억원 규모의 대체투자 수익증권 비중을 지난 3월 말 기준 3조1522억원으로 대폭 줄여 리스크 관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국내 다른 보험사들과 다르게 위험경감기법을 적극 활용한 회계처리 방식을 경영 전략으로 취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는 실적 지표 개선을 이뤄내야 금융당국의 제재·압박에서 벗어나 안정적 성장세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손보는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을 앞세워 보장성보험 영업 체력 강화에 주력해 수익성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 극대화 목적의 보험 서비스를 탑재한 '앨리스'와 '원더'를 회사 핵심 성장의 축으로 육성할 것"이라며 "보험업계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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