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9.07 12:00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손해보험사는 잇따른 상생금융 압박과 대형 재해 영향으로 자동차보험 사업 손실을 목전에 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3.3%에 달한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악화한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 계약자로부터 수령한 보험료 중,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보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익분기점에 해당하는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손해율을 더한 합산 비율이 100%를 넘지 않아야 적자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사업비율은 16.4%로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손해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99.7%로 손익분기점에 매우 근접한 모습이다.
이에 상반기 자동차보험손익은 전년 동기 대비 90.9%(3020억원) 급감한 30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투자손익(3518억원)을 모두 고려하면, 손보사는 상반기 자동차 부문 총손익으로 3820억원의 이익을 시현했다.

손해율 악화와 손익 감소는 자동차보험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을 겪으며 심해졌다. 올해 상반기 기준 자동차보험 매출액(원수보험료)은 전년 동기 대비 3026억원(2.9%) 감소한 10조211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자동차보험의 성장 둔화와 최근 4년간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은 보험 가입 대수 증가율이 지난해부터 크게 감소하며 자동차보험 수익성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3년 상반기 기준 2.4%에 달하던 증가율은 지난해 상반기 1.6%로 급락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기준 0.9%까지 떨어졌다.
상생금융의 일환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된 것도 부담 요소다. 4년간 업계 평균 자동차보험료 인하율은 ▲2022년 1.2% ▲2023년 1.9% ▲2024년 2.5% ▲2025년 0.8%를 기록했다.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의 축소로 경과보험료도 동반 감소한 가운데, 한방 치료비 중심으로 병원치료비가 증가하고 자동차 제작사의 부품비 인상 등으로 발생손해액이 증가하며 악재가 겹쳤다.
중소형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부문 수익 창출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올 상반기 기준 대형사(삼성, 현대, KB, DB)의 시장점유율은 85.3% 기록해 지난해와 동일하게 자동차보험 시장 과점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중소형사(메리츠, 한화, 롯데, MG, 흥국)의 점유율은 8.5%로 전년 동기 대비 0.2%포인트 소폭 상승했으나, 비대면 전문사(AXA, 하나, 캐롯)의 점유율은 0.2%포인트 하락한 6.4%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7월 중 대규모 집중호우 및 가을 행락철 교통량 증가 등 손해율 악화 요인이 상존한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및 실적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보험금 누수 방지 등을 통해 손해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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