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9.15 17:18

상반기 車보험손익 90.9% 급감…하반기 사고 급증 시 적자 '현실화'
보험개발원, 운전습관 플랫폼 도입…車 연동 데이터로 예방 효과↑

지난달 20일 오전 11시 25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화전동 도도교차로 인근에서 SUV 등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했다. (사진=뉴스1)
지난달 20일 오전 11시 25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 화전동 도도교차로 인근에서 SUV 등 차량 4대가 연쇄 추돌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올해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부문의 막대한 손실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단순 보장을 넘어 근본적 사고 예방 관리를 고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3.3%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포인트 악화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상반기 사업비율은 16.4%로 전년 동기와 동일한 수준이지만, 손해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99.7%로 손익분기점(100%)에 매우 근접한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하반기 태풍과 폭우 등 계절적 영향으로 손해율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 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부문은 적자 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보험 적자 위기는 4년간 잇따른 보험료 인하와 대형 재해로 인한 사고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일부 소비자와 정비업체의 보험금 수리비 과다 청구 등 도덕적 해이 영향도 큰 상황이다.

적자가 계속되면 보험료 인상까지 불가피한 상황이라, 보험사와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양경희 보험개발원 데이터신성장실장이 지난 12일 열린 '2025 KIDI 보험미래포럼' 발표 세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손일영 기자)
양경희 보험개발원 데이터신성장실장이 지난 12일 열린 '2025 KIDI 보험미래포럼' 발표 세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손일영 기자)

업계에서는 실질적 손해율 관리를 위해 운전습관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사고 예방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컨대 보험사들은 안전운전 습관 특약과 첨단운전안전장치 특약 등을 자동차보험 상품에 포함해 계약자의 안전 운전을 유도하고 있다.

다만 보험사가 활용하는 주행자 운전 습관 정보가 차량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지 않아 실제 급가속 또는 급감속 횟수 등 세부 데이터 제공에 있어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이 있다. 다수의 보험사는 현재 티맵과 카카오 등에서 판매하는 '안전운전 점수' 관련 데이터를 기반으로 안전운전 관련 특약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직접 자동차 사고 관련 '원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공동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운전자가 블루투스를 통해 차량과 휴대폰을 연결하면, 모바일 센서가 과속과 급가속 등 운전자의 주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구조다.

양경희 보험개발원 데이터신성장실장은 지난 12일 'KIDI 보험미래포럼'을 통해 올해 연말 안전운전 점수 산출 표준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보험사에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운전 점수 산출은 개인의 운전습관 데이터를 자동차보험의 사고데이터와 연계·분석해 이뤄질 방침이다.

양 실장은 "보험사의 운전습관 데이터 관련 외부 업체 의존도를 대폭 낮출 것"이라며 "자동차보험은 단순 사고 피해 보장을 넘어 리스크에 대한 원인 파악 및 사고 예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보험개발원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앞으로 출시할 플랫폼의 소비자 유인 여지가 적다고 우려한다. 다수의 소비자가 이미 티맵과 카카오맵 등 특정 네비게이션 앱을 활용하고 있는 만큼, 운전 관련 다른 플랫폼을 추가 이용할 가능성이 적다는 관측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주행자의 운전 정보는 정교한 데이터 산출도 중요하지만, 결국 유의미한 데이터가 많이 집적돼야 상품 개발 및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며 "주행뿐만 아니라 '맛집 찾기' 등 천만 고객이 이미 왕성하게 활용하고 있는 플랫폼 외에 추가 플랫폼을 활용할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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