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4 13:43
'외환시장 안정' 조항 첫 반영…"美 증시 하락 원화 강세 도움될 수도"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원·달러 환율이 14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으로 진정세를 찾은 가운데 한미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에 외환시장 안정 조항이 처음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오후 1시 34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4.0원을 기록 중이다.
환율은 전날보다 4.2원 오른 1471.9원에서 출발해 1474.9원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급격하게 줄이며 1450원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당국 수장들이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한 여파다.
여기에 이날 한미 팩트시트에 '외환 시장 안정성'이라는 조항이 별도 항목으로 포함되면서 환율의 추가 하락을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팩트시트에는 "한미는 양해각서에 포함된 각자의 약속과 관련해 양해각서가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철저히 논의했다"고 적혔다.
그러면서 "양국은 양해각서의 약속이 시장 불안정을 야기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상호 이해에 도달했다"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양국은 한국이 한 해에 총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자금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데 동의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한국은 시장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구매 이외의 수단을 통해 미국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가능한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양해각서의 약속 이행으로 인해 원화의 무질서한 움직임 등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한국은 자금 조달 금액과 시기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미국은 성실하게 이를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조달 시점 조정 요청 절차가 구체적으로 명시돼 실무 이행성이 강화됐단 점에서 이번 팩트시트 발표가 의미가 있단 분석과 함께 구체적인 조달 금액 및 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혼재 중이다.
전문가들은 간밤 미국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이같은 현상이 환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단 전망을 내놓았다.
김서재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증시 하락이 아시아 주식 선물 하락으로 이어졌지만, 달러 인덱스 하락 영향과 미국 주식 투자가 다소 약해지면서 환율이 전날과 같이 급등하는 양상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원화 환율의 급격한 약세의 주된 요인으로 꼽혔던 것 중 하나가 미국 증시의 활황과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였기에 미국 증시의 하락이 오히려 원화 환율의 하락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민혁 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그간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환당국 개입, 연기금 환헤지 경계 등은 상방 제약 요소"라며 "더불어 미 경기 모멘텀 약화로 엔화가 강세 전환을 시도할 경우 원화도 동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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