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05 18:30
카드론 늘려 '부메랑' 맞은 카드사…상반기 순익 20.7% 급감
비용 관리·수익원 다변화 '관건'…"시장금리 인하 기조는 호재"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올해 상반기 주요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경쟁력이 약화 가운데, 대출 상품의 증가로 대손 비용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습이다.
5일 카드업계 실적 공시에 따르면 6개 전업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1%, 20.7% 감소했다.
이는 6개 카드사 합산 기준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유사한 가운데, 이자비용과 대손비용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이 5097억원으로 불어나며 주요 카드사 중 가장 많은 대손비용을 기록했다. 이에 같은 기간 순이익까지 35% 급감하며 삼성카드에 순익 1위 자리를 다시 한번 내줬다.
업계 1위 삼성카드 역시 상반기 대손충당금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한 3585억원을 적립하며 순익이 7.5% 뒷걸음질 쳤다. 이 외에 실적 발표를 한 다른 카드사들 역시 대손비용이 5~17% 수준으로 증가했다.
카드사의 대손비용 증가는 대표적 '불황형 대출'인 카드론 규모가 늘어남에 따른 것이다. 정부의 상생 금융 기조 아래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하자, 본업인 신용판매에 타격을 입은 카드사들이 고위험 대출 상품인 카드론·현금서비스 상품 판매를 늘려온 것이다.
그러나 경기 둔화세가 쉽게 회복되지 않으면서 카드론의 주요 고객인 취약차주들의 연체가 늘어나 카드사의 대손 부담이 높아졌다.

결국 카드사는 하반기 실적 방어를 위해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 지표 관리를 통한 대손비용 축소가 시급한 상황이다.
올해 2분기 5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하나·우리) 합산 기준 연체율은 1.47%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9bp 상승했다. 이중 하나카드는 전분기 대비 연체율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험 수준인 2%에 근접한(2.15%) 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카드사의 연체율은 부실 채권 상각 및 매각에 영향으로 전분기보다는 소폭 하락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실채권 매각에 따른 연체율 인하는 일시적인 건전성 개선 효과라고 지적한다. 실질적인 연체율 개선을 위해서는 부실채권 자체의 비중을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취약차주에 대한 유동성 공급자로서 대손비용을 급격하게 줄이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손비용 부담이 큰 만큼 중금리대출 상품 활성화나 대출 한도 규제 고도화를 통해 철저히 리스크 관리 역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으로 그간 카드사가 집중적으로 판매해 온 카드론 규모의 감소가 예견되는 만큼, 대체 수익원을 발굴해 영업 기반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PLCC(상업자표시카드) 상품 확대로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수익성 및 자산 건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근 금리 인하 기조는 카드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금리 하락은 카드사들의 조달 비용 개선에 우호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 사용액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카드사의 영업 체력이 취약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카드사별 비용 관리 역량에 따라 수익성이 차별화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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