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4.12.14 19:15

10조 증안펀드 대기…증시 불안 때 투입
기업가치 저평가 기회…외인·개인 귀환↑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제공=하나은행)
하나은행 딜링룸. (사진제공=하나은행)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탄핵 정국으로 전환된 국내 금융시장이 안개 속을 걷고 있다. 불안 요인으로 인해 외국인 이탈은 물론 개인투자자도 주식 매도에 나서고 있다.

다행히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증시 하락을 막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안정을 찾을 것이란 희망적 메시지를 내고 있다. 단, 안정을 찾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단 의견도 적지 않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일주일 동안 약 5.6% 상승했다. 탄핵 표결 부결 이후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표결 참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정치적 불안감이 다소 해소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기관투자자만 남아 증시를 버텼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7438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 역시 비상계엄 이후 2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31억달러(약 4조40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국내 증시를 속속 떠나고 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상대적으로 수익률 우위를 보이는 해외, 가상자산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탄핵 가결 후 정치리스크는 진정 수순으로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금융당국은 증안펀드 카드를 꺼낸 상황이다. 구두 개입에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펀드 가동 시 지수 상품이나 대형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증안펀드를 세 차례 집행한 바 있다. 1990년 4조8500억원, 2003년 4000억원, 2008년 5015억원 등을 투입했다.

1990년 펀드 집행에도 불구하고 약 2년 동안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2003년과 2008년에는 증안펀드 개시 이후 주식시장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집행되지 않았던 2020년, 2022년에도 주식시장은 반등했다. 그만큼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투입 논의만으로 시장은 진정될 요인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떠나간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다. 일단 개인투자자는 서서히 국내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는 분위기다. 다만, 매수 종목이 정치 테마주에 쏠려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

지난주 전체 종목 가운데 약 40%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가운데 오리엔트정공, 이스타코, 동신걸설, 써니전자 등 정치 테마주 종목들은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탄핵 가결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완전히 불확실성이 사라진 것은 아닌 만큼 배당주 비중을 유지하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최근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완화된 상태로, 중장기적 상승 여력이 존재하는 반도체 업종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반도체 대표 주인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가 유입되면서 반등하는 모습이다.

긍정적 요인도 있다. 금투세 폐지로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오는 16일 밸류업지수의 특별 리밸런싱이 예상돼 있다. 5개 종목의 신규 편입이 예상돼 밸류업 동력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다. 여기에 중국의 통화, 경기부양책 변화가 예고되면서 화장품·음식료 등 중국 소비 관련 종목도 상승세를 탈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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