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08.17 13:00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사진=박광하 기자)
KT 광화문 이스트 사옥. (사진=박광하 기자)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KT가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AICT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구한 결과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상장 이후 분기 최대 실적으로, 통신 본업의 견조한 성장, AI·IT 등 신사업의 약진, 비핵심 자산 유동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믿:음 2.0'과 같은 자체 초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시에 분기배당 상향 및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져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며,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이뤘다. KT는 체질 개선과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2028년까지 연결 ROE 9~10%, 영업이익률 9%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KT는 김영섭 대표이사 취임 이후 'AICT 기업'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핵심 전략으로 삼아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전략은 ▲AI와 ICT 역량 강화 ▲수익성 중심의 사업 구조 혁신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한 재원 확충 ▲적극적인 주주환원이라는 네 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노력은 최근 2분기 실적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KT는 연결 기준 매출 7조4274억원, 영업이익 1조148억원을 기록해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5%, 105.4% 증가한 수치로, 증권사 전망치를 17.2%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2분기 역대급 실적은 단순히 일회성 요인에 그치지 않고, KT가 추진해 온 AICT 기업 전환 전략과 재무 건전성 강화 노력이 본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부동산 분양 매출을 제외한 별도 기준 영업이익도 4687억원으로 분기 최대치를 달성한 점은 통신 본업의 경쟁력 강화와 구조적 체질 개선이 동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의 통합 영업이익이 일회성 요인에만 의존한 게 아니라, 핵심 사업 부문에서도 견조한 성장을 이루고 있음을 방증한다.

KT는 AICT 기업으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위해 적극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조직 개편을 통해 통신기술(CT), 정보기술(IT), AI를 융합하는 AICT 체계를 구축하고 기업간거래(B2B) 사업 조직을 통합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한다.

이러한 조직 재편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고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특히 AI 역량 강화를 위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영섭(오른쪽)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AI·클라우드·IT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5개년 파트너십에 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김영섭(오른쪽) KT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9월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서 AI·클라우드·IT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5개년 파트너십에 서명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마이크로소프트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애저 오픈AI 서비스 기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지니 TV AI 에이전트'를 지니 TV에 도입해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

팔란티어의 국내 최초 프리미엄 파트너사로 선정돼 자사의 클라우드·네트워크 인프라와 팔란티어의 핵심 솔루션을 결합한 한국 시장 최적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체 LLM인 '믿:음 2.0'을 출시해 '한국적 AI' 철학을 반영한 기술력도 선보였다.

이러한 노력으로 기업서비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으며, 특히 AI·IT 매출은 13.8% 성장하며 신사업 성장을 견인했다.

KT클라우드 역시 글로벌 고객 데이터센터(DC) 이용률 확대와 구축형 사업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23.0% 증가했다. 통신 본업의 안정적인 성장도 지속되고 있다. 2분기 무선 서비스 매출은 5G 보급률(79.5%) 확대와 번호이동 가입자 순증에 힘입어 전년 대비 1.6% 증가했으며, 초고속인터넷은 5월 국내 최초로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했다.

KT의 AICT 전환은 기존 통신 인프라와 AI·클라우드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은 자체 개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을 빠르게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게 하는 효율적인 전략이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저수익·한계 사업 합리화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20개 사업을 합리화하고 9개 사업의 수익 구조를 개선해 2025년에 500억원 이상의 이익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비핵심 자산 유동화를 통해 2024년과 2025년 1분기 동안 2684억원의 현금을 창출하고 809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저수익 사업 합리화와 자산 유동화는 신사업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 단기적인 비용 절감뿐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의 구조적 기반을 다지는 행보로 이어지고 있다.

KT는 주주가치 제고를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2025년 2분기 분기배당을 전년 동기 대비 20% 상향한 주당 600원으로 결정하고 이달 14일 지급을 예정하는 등 주주환원 규모를 확대했다. 특히,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선 배당금 확인, 후 배당기준일 결정' 제도를 도입해 배당 절차를 개선했다.

이는 2024년 1분기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겠다는 2023년 중기 주주환원 정책 발표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주 친화적 행보로 평가받는다. 통신업계는 KT의 이런 행보를 소통을 강화하고 투자자 신뢰를 구축하려는 의지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KT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려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기조에 부합하는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런 평가는 한국거래소가 KT를 '2025년 밸류업 프로그램 이행 우수기업'으로 선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KT는 2028년까지 누적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목표 중 2025년에만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진행했으며, 이는 이달 13일 완료됐다. 외국인 지분 한도 여유 발생 시점에 소각 예정이다.

장민 KT CFO 전무는 "3분기와 4분기에도 크게 실적이 흔들리지 않는 한 이 정도의 배당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도 이후 주주환원 정책은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고 배당 정책이 시장 친화적으로 지속되고 있는 흐름을 감안했을 때 실망하지 않을 정책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이러한 주주환원 기조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회사의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과 함께 지속될 것임을 보여준다.

김영섭(왼쪽 셋째) KT 대표가 MWC25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김영섭(왼쪽 셋째) KT 대표가 MWC25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의 밸류업 노력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2024년 1월 2일부터 최근까지 주가가 15.05% 상승했으며, 김영섭 대표이사 취임 이후 2년간 약 58.6% 상승하며 통신 3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시가총액이 SK텔레콤을 뛰어넘는 등 통신 대장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요 밸류에이션 멀티플도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KT의 향후 실적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11일 KT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6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9.3% 증가한 2조6664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번 2분기 실적을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뛰어난 성과"로 평가했다. 특히 2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데 대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KT에 대한 전반적인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6일 기준 평균 목표주가는 7만원이었으며, 11일 2분기 컨퍼런스콜 요약 이후에도 이를 유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4일 6만9000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확인된 연결 기준 매출액 7조4274억원(전년 대비 13.5%↑) 및 서비스 수익 5조8178억원(전년 대비 0.7%↑) 기록 등 견조한 실적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낙관적인 전망은 KT가 단기적인 실적 개선을 넘어, AICT 전환과 재무 효율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모델을 확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인건비 절감과 자산 유동화는 일회성 효과를 넘어선 구조적인 비용 효율화와 재원 확보로 이어지고 있음을 뜻한다.

KT는 2028년까지 연결 ROE 9~10%, 연결 영업이익률 9%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9년까지 AI와 클라우드 분야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통신 본업의 안정적인 기반 위에 AI·IT 신사업이 점진적으로 성장 동력을 더해가는 '투 트랙'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와 전략적 투자는 KT의 기업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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