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8.14 09:00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CJ그룹 지주사인 ㈜CJ 건물 전경. (사진제공=CJ그룹)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CJ그룹 지주사인 ㈜CJ 건물 전경. (사진제공=CJ그룹)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국내 유통업계의 대표 주자이자 재계 서열 14위인 CJ그룹은 새 정부의 주가부양 정책에 힘입어 관련 주식들이 일제히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종가 대비 CJ그룹 지주사인 ㈜CJ의 주가는 올해 초(1월 2일 종가)와 비교해 64.7% 치솟았다. 계열사도 이런 흐름에 올라타면서 CJ프레시웨이 76.4%, CJENM 34.3% 순으로 각각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CJCGV(-10.8%), CJ제일제당(-5.9%), CJ대한통운(-0.8%)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상법개정안 추진과 맞물려 CJ그룹이 수혜주로 부상했다는 시선이다. 상법 개정안에서는 이사의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했고, 이는 이사의 책임을 강화해 전체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다.

그동안 CJ그룹은 자회사의 가치가 모회사(지주사) 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저평가되는 '지주사 할인'이 작용하고 있었다. ㈜CJ가 최대주주인 자회사 CJ올리브영의 경우, 최근 수 년 동안 뷰티 시장 전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정도로 CJ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했다. 이는 지주사 할인의 주된 요인으로 거론되는 실정이다.

올해 6월 CJ올리브영이 신한금융그룹에 맡겨둔 잔여 지분 11%를 인수하며 ㈜CJ와의 합병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도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대목이다. 만약 ㈜CJ와 CJ올리브영의 합병이 이뤄지면 상법 개정에 따른 소액주주(비지배주주) 권익 보호 강화가 이뤄지면서 자사주 매입과 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이미 주주총회 분산 개최와 전자투표제 확대와 같은 주주가치 제고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상법 개정은 이런 기조를 뒷받침 해주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CJ는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의 25% 이상을 주주환원으로 돌리고, 예측 가능하며 안정적인 현금배당을 제시한 바 있다. 향후 상향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추가로 공시되면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또 다른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4월 2일 CJ 일본지역본부를 찾아 현지화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4월 2일 CJ 일본지역본부를 찾아 현지화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사진제공=CJ그룹)

김장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CJ는 비상장자회사(CJ올리브영)가 지주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상법개정안이 주주가치 훼손 염려를 줄여 밸류에이션을 키우고 있다"며 "CJ올리브영은 ㈜CJ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99.4%로 전략적 투자자가 없는 비상장 자회사인 점, K-뷰티 인기와 함께 낮은 온라인 비중에 추가 성장 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가장 주가 상승세가 큰 CJ프레시웨이 역시 정부의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이 직간접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1위 식자재유통업체라는 이점을 활용해 외식 프랜차이즈와 단체급식, 컨세션 등 여러 사업 부문에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을 대상으로 한 원재료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매출 성장과 인천공항 컨세션 운영에 따른 효과, 의료대란으로 인한 병원급식이 회복되고 있다"며 "부진한 소비경기에 따른 저가 식자재로 마진이 감소하고 있지만, 기존 외식 채널과 단체급식, 컨세션 등의 성과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문화 콘텐츠 쌍두마차인 CJENM과 CJCGV도 반등을 준비하고 있다. CJENM은 티빙-웨이브 합병 승인과 맞물려 정부의 'K-OTT(한국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육성 정책에 적극 대비하는 중이다. CJCGV은 정부 영화산업 진흥책이 활로를 뚫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월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카고 NRA 외식 박람회에 참가해 CJ 비비고 홍보부스를 꾸리고 고추장소스를 곁들인 비비고 만두와 롤 등을 소개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지난 5월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카고 NRA 외식 박람회에 참가해 CJ 비비고 홍보부스를 꾸리고 고추장소스를 곁들인 비비고 만두와 롤 등을 소개했다. (사진제공=CJ제일제당)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CJENM은 단기적으로 한한령 해제, 장기적으로 OTT 합병 효과가 기대된다"며 "한한령 해제 여부는 11월 APEC 회담에서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OTT 합병은 현 정부에서 우호적인 스탠스를 보여 하반기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콘텐츠와 플랫폼 모두를 확보한 K-콘텐츠 인기에 글로벌 사업 확장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J그룹 맏형인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사업 성과가 두드러진다. 내수 소비 침체의 어려움을 글로벌 사업으로 상쇄하는 중이며, 향후 미국을 필두로 한 유럽과 호주 등 신규 진출 국가의 성과에 따라 K-푸드의 흥행 지속성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개별 기준으로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손익 제외)의 25% 이상을 주주환원으로 돌리고, 올해부터 분기배당금 비중을 연간 배당액의 75%까지 상향하는 주주친화정책도 주목할 부분이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국내외 가공식품 판매량 회복과 주요 품목 가격 인상, 원가 부담 완화,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 등 올해 실적은 상반기를 저점으로 개선 흐름이 전망된다"며 "식품과 바이오 모두 이미 지역별 생산기지도 갖춰 관세 우려도 제한적이고, 미국 내 식품 수요의 95%는 현지 생산 구조에 5%만 수출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