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08.14 09:30
서울 중구 SK T타워 (사진=박광하 기자)
서울 중구 SK T타워 (사진=박광하 기자)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SK텔레콤이 대규모 해킹 사태로 역대급 실적 쇼크를 맞았지만, 충격을 극복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사이버 침해로 인한 순이익 급감은 단기적 위기로 남았지만,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등 신사업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미래 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아울러 ROE 10% 달성, 당기순이익 50% 이상 주주 환원, 2030년 AI 매출 비중 35%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AI 성장주'로의 변모를 선언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SK텔레콤은 2026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 2030년까지 총매출 30조원과 인공지능(AI) 비중 35%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러한 목표는 단순히 재무적 성과 개선을 넘어, 통신 사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AI 기반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AI 사업 부문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는 SK텔레콤이 단기적인 재무적 어려움을 감수하면서도 장기적인 비즈니스 모델 전환에 집중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SK텔레콤의 기업가치 제고 전략은 통신 사업의 안정성을 기반으로 AI 중심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주주환원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 목표와 현황 진단 결과 SK텔레콤은 투자자 관점에서 자본 효율성의 대표 지표인 ROE를 목표로 설정하며, 신성장 동력 확보, 자산 생산성이나 재무 건전성 개선을 통한 질적 향상을 추구한다. 주주 환원 목표는 연결 기준 주주 환원 계획으로 자회사의 성과를 공유하고, 과거 주주 환원 성향 분석을 기반으로 상징적 하한 50%를 설정했다. 'AI 비전 2030'은 통신 사업 정체 극복과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것으로, '돈 버는 AI'를 구체화하고 글로벌 AI 컴퍼니 비전을 제시한다.

올해 2분기 SK텔레콤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고객 유심 교체나 대리점 손실 보상 등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했으나, AI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성장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는 단기적인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는 AI 사업 부문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제공=SK텔레콤)
(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은 AI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아마존웹서비스(AWS), SK그룹 멤버사들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하이퍼스케일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울산 AI DC는 2027년 가동을 목표로 'AI 인프라 슈퍼 하이웨이'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울산 AI DC에 이어 서울 구로 DC가 가동되는 시점에 총 300MW 이상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게 되며, 이를 통해 2030년 이후 연간 1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SK텔레콤의 'AI 피라미드 전략' 중 AI 인프라 구축의 핵심이며, 장기적인 '돈 버는 AI'의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행보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은 AI 중심의 사업 재편과 더불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며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SK텔레콤은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결 기준 조정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 환원하는 새로운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주주들의 배당 상한선 폐지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모두 포함하며 분기 배당을 지속 실시한다.

실제로 지난 1분기에는 주당 830원의 배당금을 공고하고 5월 31일을 기준일로 정했다. 올해 1월과 4월에 걸쳐 각각 약 902억원 규모의 120만1904주와 약 905억원 규모의 100만7198주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확고히 했다. 이러한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은 지주사 할인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자회사 가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는 중요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과 애널리스트들은 SK텔레콤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7일 SK텔레콤에 대해 현재 배당 유지와 AI 모멘텀 확대가 모두 가능한 시기라며,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가 6만 1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정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가입자 유심 교체 비용과 대리점 손실 보상 등 약 2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실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7월 정부 AI 인프라 사업의 일환으로 GPU 임차 사업자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 4일에는 AI 국가대표 5개 팀에도 선정됐다"며 "GPU 자체 조달 및 LLM 개발 역량을 동시 보유한 기업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유동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주주환원 의지는 여전해 배당 유지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다"며 "현 시점은 배당 유지와 AI 모멘텀 확대가 모두 가능한 시기"라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7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7월 4일 기자간담회에서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SK텔레콤은 최근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에 대한 대응으로 고객 신뢰 회복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을 마련해 고객 보호나 정보보호 강화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책임과 약속' 프로그램은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한 '고객 안심 패키지', 5년간 7000억원 규모의 정보보호 강화 투자, 전 국민 대상의 '고객 감사 패키지' 등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단기적인 비용 부담을 넘어, 장기적으로 고객 신뢰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투자로 인식된다. 아울러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SK텔레콤은 안정적인 통신 사업의 효율성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인 AI 사업을 육성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최적의 균형' 전략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모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돈 버는 AI' 전략의 가시적인 성과와 강화된 주주 친화 정책의 적극적인 실행은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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