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채윤정 기자
  • 입력 2025.08.14 08:00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공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정부의 적극적인 증시 부양책에 힘입어 국내 주식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가 제시한 '코스피 5000'은 단순한 희망사항을 넘어, 현실 가능한 목표로 주목받고 있다. 뉴스웍스는 코스피 5000의 기대감을 실질적 성과로 연결하면서 주주친화정책으로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기업들을 선별해 집중 조명한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주식이 최근 가파르게 우상향하면서 증권가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심이 살아난 결과다. 특히 지난달 테슬라와 23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애플이 미국 오스틴의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이미지센서를 공급받기로 한 것은 그간의 부진을 한 번에 털어버릴 수 있는 호재로 여겨진다.

또한 지난해 말 삼성전자가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분할 매입 계획을 발표한 것도 최근 강조되는 주주친화정책 바람을 타고 다시금 주목받는 요소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14일 4만99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2020년 6월 이후 처음 4만원대로 떨어졌지만,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며 5만원대로 반등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로 껑충 뛰며, 지난 13일 7만1800원으로 장을 마감헀다. 9개월 전과 비교할 때 43.9% 상승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자사주 분할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한 후 1차 취득분인 3조원은 지난 2월 전량 소각을 완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7월 31일 개최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5월까지 2차에 걸쳐 총 6조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다"며 "2차 취득분인 3조원 중 임직원 주식 보상용 5000억원을 제외한 주식은 적절한 시점에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잔여 3조9000억원 규모의 3차 자사주 매입은 이사회 결의에 따라 1조1000억원은 임직원 상여 지급 등 주식 보상을 목적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2조8000억원은 주주가치 제고의 목적으로 취득할 예정이다. 매입 기한은 10월 8일까지로 당초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던 11월 14일보다 조기 종료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측은 자사주 매입을 신속히 완료해 주주와 약속을 적시에 이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조사에 따르면 2022년에서 2024년까지 삼성전자의 주주환원 총액은 시총 대비 주주환원율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좋은 주식의 요건을 갖춰 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2분기 실적으로 과거 HBM 충당금을 일부 청산한 만큼, 펀더멘털 외적인 측면에서 주주가치 강화, 사업 구조 효율화 등을 병행했다"며 "3분기에 9조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기 실적에 대한 모멘텀과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소각 시 순자산가치(BPS) 상승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또 7월 31일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367원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연간 정규 배당 총액은 9조8000억원 수준이며, 이번 분기 배당금은 8월 하순 지급될 예정이다.

지난 7월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6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1년 5개월 만에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전체 56%에 달하는 3조4950억원치를 순매수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금융)
삼성전자의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주가 추이. (출처=네이버금융)

특히 삼성전자가 미국 테슬라에 인공지능(AI) 칩 제품을 공급하기로 발표한 점은 외국인 투자자의 주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오랜 기간 동안 적자에 시달려 왔으나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목표로 ▲메모리, HBM 주요 고객 수주 및 HBM4 주도권 탈환 ▲파운드리, 굵직굵직한 고객사 확보 ▲시스템 LSI '갤럭시 S25'에 '엑시노스 2600' 탑재 ▲스마트폰 판매 호조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애플과 맺은 파운드리 계약은 구체적인 계약 규모가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이를 설계한다. 경쟁사인 애플이 삼성에 파운드리 양산을 맡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품목 관세 압력에 대응해 미국 내 밸류체인을 조성하기 위해 오스틴 공장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측은 테슬라·애플 등 굵직굵직한 고객들과 파운드리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더 많은 빅테크 업체들이 자사 파운드리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대규모 테슬라 신규 구주와 엑시노스 2600의 갤럭시 S26 탑재 가능성 확대로 삼성전자가 중장기 실적 턴어라운드 계기를 마련했다"며 "파운드리 사업의 테슬라 신규 수주는 글로벌 빅테크의 강력한 레퍼런스를 확보한 동시에 북미 빅테크로 고객 기반 다변화 및 미국 현지 투자 확대 계기로 트럼프 관세 정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본격 경쟁이 시작되는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뺏겼던 주도권을 다시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12단 HBM3E를 조만간 엔비디아에 공급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9월 발표가 예상되는 '엔비디아 퀄테스트 결과가 경쟁력 회복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1c D램에서 높은 수율과 품질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 HBM4 샘플 공급은 SK하이닉스 및 마이크론에 비해 한발 늦은 만큼,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해야만 한다.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DX부문장 직무대행 노태문 사장이 7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 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행사에서 초슬림 대화면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캐쉬카우 역할을 해온 스마트폰 사업 호조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매우 좋다. '갤럭시 Z 폴드7·Z 플립7' 국내 사전 판매 행사에서 104만대 판매를 달성해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미국에서도 폴드7·플립7 모두 사전 판매량이 전작 대비 25% 이상 늘었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예약은 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발표한 '갤럭시 S25'도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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