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일영 기자
  • 입력 2025.09.01 15:46

이찬진-보험사 16곳 CEO 첫 간담회 개최…보험업계 현안 논의
상품 설계·재무 건전성 지적…업계, 실손 전산화·상생 지원 요청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와의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보험의 본질인 '소비자 보호'를 업무 전반에 반영할 것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1일 생·손보협회장 및 16개 주요 보험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당부했다.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열린 이번 '보험사 CEO 간담회'에서는 보험업계가 마주한 현안과 보험산업의 발전 방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이어 업계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등 소통의 자리가 마련됐다.

이 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보험산업이 기업 성장과 사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장기자금을 꾸준히 공급함으로써 국내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이에 앞으로도 보험산업이 건전한 성장을 지속하고, 소비자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전달했다.

먼저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 문화 내재화를 강조하며, 잘못된 보험상품 설계에 대해 사전예방적 조치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그간 약관 개선, 손해사정제도 합리화 등 보험업계의 노력에도 가입은 쉬우나 보험금은 받기 어렵다는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잘못된 보험상품 설계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실손보험 운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 원장은 "실손보험 상품은 의료적으로 필수적이지 않은 치료비까지 보장해,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국민 의료비 부담 증가를 비롯해 과잉 의료 유발 등 의료 체계를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보험 상품 설계부터 심사 단계까지 소비자 보호 체계를 강화해 줄 것을 보험사 CEO들에게 당부했다.

금감원 역시 현장점검 등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내부통제가 책무구조도 반영돼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철저히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이 원장은 내부통제 미이행 보험사에 대해서는 경영진까지 '무관용 원칙'에 따라 조치할 것을 강조했다.

이찬진(왼쪽에서 여섯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찬진(왼쪽에서 여섯 번째) 금융감독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금리 인하기 보험산업의 재무 건전성 관리 방안도 논의됐다. 이 원장은 보험사별 자체 재무 영향 분석과 적극적인 ALM(자산부채종합관리) 등을 통해 리스크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발맞춰 금감원도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속도를 조절할 방침이다. 다만 '듀레이션 갭' 기준 마련 등 리스크 관리 기조는 지속될 예정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이 원장 취임 전부터 추진했던 '기본자본 킥스(지급여력) 비율 규제'에 관해서는 충분한 준비기간 부여 등 연착륙방안이 논의될 계획이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시행 이후 장기 보장성 보험 중심의 과도한 판매 경쟁과 '상품 쏠림' 심화에 따른 불완전판매 문제도 지적됐다.

이 원장은 "'제 살 깎아먹기' 식 경쟁이 되지 않도록 판매수수료에 대한 엄격한 통제장치를 갖춰야 한다"며 "보험 광고가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등 과도한 광고에 따른 사업비가 소비자에 전가되지 않도록 사전통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계사 판매수수료 개편 관련해서는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도입 등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신속히 추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보험사 CEO들은 판매수수료 개편과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2단계 시행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알려졌다. 이어 소상공인·취약계층 상품 개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건의사항 등에 대해서는 향후 감독 및 검사 업무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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