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06 12:01
국내 최저 0.0068%로 인하…美 주식투자 저변 확대
중·소형 운용사 긴장…ETF 관련 인재 영입으로 대응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전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전쟁'처럼 자산운용 업계에서도 이른바 '수수료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6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대표지수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미국S&P500 ETF'와 'TIGER 미국나스닥100 ETF' 2종의 총보수를 연 0.0068%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상장된 ETF 중 최저 보수로, 기존 최저였던 삼성운용의 연 0.0099%보다 약 0.003%포인트 낮은 것이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TIGER ETF는 고객들의 장기 투자 파트너로서 앞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대표지수에 최소한의 비용으로 투자하는 시대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이 이처럼 파격적인 결정을 내린 건 올해 안에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ETF 시장 선도를 위해 투자자들을 위한 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5.7%다. 선두 삼성자산운용(38.1%)과의 차이는 고작 2.4%포인트다. 이날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순자산 총액 역시 65조1729억원(35.6%)으로 삼성운용(69조8112억원·38.1%)과의 격차가 2.5%포인트에 불과한 만큼 올해 안에 업계 톱 자리를 놓고 승부를 보겠다는 의중이 내포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운용 업계에서 보수 전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4월 미국 대표 지수 4종 ETF의 총보수를 기존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했다. 이에 질세라 미래에셋운용도 같은 해 5월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 등의 수수료를 0.0098%로 내리며 맞대응에 나선 바 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경쟁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운용의 이번 보수 인하로 다른 자산운용사들 역시 '울며 겨자 먹기'로 보수를 낮출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업권 자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투톱으로 점유율 75%를 차지하는 삼성운용과 미래운용 간의 경쟁이 격화될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형사들에겐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돼서다. 특히 나스닥과 같은 대표증시 ETF는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보유 중인 만큼, 보수 인하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위기'에 처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ETF 관련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단 업계 7위 키움자산운용은 최근 이경준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을 ETF 운용·마케팅 총괄 상무로 영입했다. 김승현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 마케팅 담당도 업계 9위 하나자산운용 ETF 총괄 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ETF 마케팅 담당 자리가 공석이 된 한투운용도 최근 외부 인재 영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ETF 시장이 인기를 끌면서 보수 자체도 경쟁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게 최근 추세"라며 "중소형사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진 만큼 새로운 전략을 통한 해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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