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07 11:37
손보사 보험료 인하 랠리…적자전환 불안감 고조
1%대 인하 시 소비자 체감↓ 보험사 위기 체감↑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기조에 발맞춰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사의 자산 건전성과 소비자의 체감 효과 측면에서 그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대형 3개 손보사가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발표했다.
메리츠화재는 가장 먼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1%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3월 중순 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뒤이어 삼성화재와 DB손보 역시 개인용 차 보험료를 각각 1%와 0.8% 인하하기로 결정해 4월 초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해상·KB손보 등 다른 대형 손보사들도 보험료 0.5%~1.0% 인하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결정되면 2022년 이후 4년째 보험료가 내려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소식이지만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 누적과 최근 손해율 급증 등 보험 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됨에 따라 보험료 인하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2월 자동차보험료를 2.5~3.0% 수준으로 인하할 때 타격이 컸다"며 "최근 3년을 제외하면 자동차보험 부문은 계속 적자였고, 급증하는 손해율을 고려하면 1% 수준만 보험료를 인하해도 업계 손해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4대 손보사의 누적 손해율은 평균 83.3%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대비 3.5% 오르며 손해율은 상승하는 분위기다.
대형 보험사의 경우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82%를 넘기면 손실 구간으로 인식한다.
지난해 보험사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을 살펴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업계 1위 삼성화재는 지난해 3분기 누적 자동차손익이 1630억원으로 1년 새 33% 감소했다. DB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10.7% 줄어든 178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하를 검토 중인 현대해상과 KB손보의 자동차손익은 더 악화했다. 현대해상의 자동차손익은 지난해 9월까지 957억원으로 전년(2071억원) 대비 54% 급감했다.
KB손보는 지난 5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자동차손익이 8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488억원) 대비 82.2% 급락한 성적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보다 손실 규모가 커지며 2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일각에서는 자동차보험료 1%를 인하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효과가 적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평균 자동차보험료가 약 7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0.5~1% 인하 시 3500~7000원 할인 효과에 불과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의무보험화의 본질적 취지는 사고 보상뿐만 아니라 예방·방지에 있다"며 "무작정 보험료 인하를 하는 것보다 사고 횟수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더 강화하는 것이 소비자와 보험사가 모두 체감하는 합리적 보험료 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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