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2.19 14:40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은행연합회에서 시중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차진형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9일 은행연합회에서 시중은행장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차진형 기자)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임기 마지막 금융회사 CEO 릴레이 간담회에서 은행권에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 금감원장은19일 은행연합회에서 주요 은행장을 만난 자본적정성 관리 및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최근 주주환원 확대 등 은행권의 밸류업 정책이 자본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은행의 재무건전성 확보가 전제돼야 하고 손실흡수 능력 확보 등 자본적정성 관리와 자율적인 주주환원 사이의 균형추를 적절하게 맞춰나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배구조 선진화와 관련해 지배구조 모범 관행 도입, 이사회 소통 정례화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최근 CEO 선임과정 논란과 이사회 견제기능 미흡 사례 등을 볼 때 실제 운영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며 "앞으로 은행들이 각 특성에 맞는 건전하고 선진적인 지배구조 정착에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은행의 단기 실적주의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이 원장은 "경영진의 단기 실적주의에 따른 밀어내기식 영업 관행으로 인해 ELS 등 고위험 상품으로의 판매 쏠림이 금융소비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줬다"며 "감독당국과 은행권이 함께 마련 중인 개선방안이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경영진들이 각별히 신경 써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최근까지도 고위 경영진이 연루되는 등 대형 금융사고의 재발을 묵도하면서 내부통제의 질적 개선이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했다"며 "조직문화를 과감히 쇄신하고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를 구현하는 한편 빠른 기술 발전으로 점증하고 있는 IT리스크 관리에도 경영진 여러분이 앞장서 달라"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오는 6월 임기가 끝난다. 이번 은행장 간담회가 임기 중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 원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에 대한 속내도 드러내 관심을 끌었다. 그는 "임 회장이 임기를 채우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기회가 될 때마다 사석에서 밝혀 왔다"며 "우리은행 내 파벌도 존재하고 내부통제가 흐트러진 상황에서 임 회장이 갑자기 빠지게 되면 거버넌스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에 대한 경영실태평가와 자회사 편입 문제는 원칙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 압박하고 있는 대출금리 인하에 대해선 "지난해 기준 금리가 두 차례 인하됐지만, 자금시장 전달까지 시차가 존재한다"며 "올해 1분기 안에는 완화된 통화정책 등으로 인하된 금리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페이 등 수수료 부과와 관련해선 "애플페이의 수수료 부과가 가맹점 또는 소비자에게 전가되면 안 된다는 대원칙을 해당 카드사와 논의했다"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소비자, 가맹점에 피해가 초래할 정도는 아니지만, 업계의 현황을 지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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