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2.27 13:31
해약환급금 제도 개선…기본자본 관리체계 마련
GA 과당 경쟁·불건전 영업행위 무관용 대응할 것
계리감독 선진화 로드맵…회계제도 연착륙 지원

[뉴스웍스=손일영 기자] 금융당국이 대내외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험사 재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7일 보험사 CEO와의 간담회에서 보험산업의 건전성 제고와 주요 현안들을 논의했다.
먼저 불확실성이 커지는 금융시장 속 보험사 건전성 리스크 해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도입한 '무·저해지 보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과 '해약환급금준비 제도' 등 보험사 자본규제를 정비해 합리적 기본자본 관리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복현 원장은 "최근 보험사들이 잇달아 지급여력(K-ICS, 킥스) 비율 방어를 위해 자본성증권·후순위채 발행을 하고 있다"며 "이는 금리 변동성에 따라 과도한 이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보험사 자본 확충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금융당국이 도입한 계리적 가정은 보험상품의 보수적 해지율을 적용해 보험사의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로 이어져 킥스 하락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김철주 생보협회장도 문제점을 지적한 해약환급금준비 제도는 신계약 증가 등으로 인해 준비금 적립 규모가 과도하게 증가해 보험사의 배당·지급 여력 감소로 이어졌단 분석이 있다.
자본 규제 개선과 함께 새로운 회계제도(IFRS17)의 보험 시장 안착 방안도 마련된다.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와 협력해 '계리 감독 선진화 로드맵'을 추진함으로써 실효성 있는 보험 계리 가정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손해보험은 IFRS17 제도 도입 후 실적과 재무 건전성 관리에 직접적 타격을 입은 바 있다. 회계제도의 영향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272억원)이 전년 대비 91% 급감하고 지난해 킥스 비율 역시 159.8%로 전년(213.2%) 대비 추락했기 때문이다.
이어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가정'에 예외 모형을 적용해 원칙 모형 적용을 권고한 금감원과 시각차를 보였다. 현재 양측의 입장이 신속히 좁혀지지 않으며 자본 비율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롯데손보에 대한 회계 원칙 적용에 대한 감사가 진행 중"이라며 "2~3월 중 감사 결과가 나오면 자본적정성에 적합한 회계 모형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보험사 내부 통제 강화를 통한 소비자 신뢰 회복도 당부했다.
이는 최근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 등 GA(법인보험대리점) 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정립되지 않은 GA 판매수수료 체계(1200% 룰)로 인한 보험산업의 '단기실적 만능주의'에 대한 우려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은 과당 경쟁 등으로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거나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감독 역량을 집중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경영인 정기보험 절판마케팅 행태에 대한 금감원의 대응 방향도 공개됐다. 금감원의 모니터링 결과 한화생명의 경영인 정기보험 절판마케팅 사례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에 대한 정기 검사 착수에 관해서 "과도한 시책이나 절판 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겠다"며 "정기 검사를 통해 보험사뿐만 아니라 GA 행태까지 들여다보고 상품 판매 구조의 왜곡이 발견되면, 단순 책임자뿐만 아니라 판매 구조에 대한 제재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금융당국은 보험산업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한다.
우선 정기적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 등 이미 발표된 방안들이 신속히 제도화되도록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제도 개편과 함께 국내 보험사의 해외시장 개척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확대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보험산업은 민간 사회안전망 기능과 함께 금융과 산업 발전을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왔다"며 "앞으로도 보험산업이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한 주춧돌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이번 간담회에서 제안된 사항을 감독 업무에 반영해 보험사 경영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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