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6.12 15:53

부동산 쏠린 50대 자산 구조…현금 부족에 금융권 '맞춤 전략'

은퇴를 앞둔 중년이 노후 대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출처=미리캔버스 AI)
은퇴를 앞둔 중년이 노후 대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출처=미리캔버스 AI)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2차 베이비붐 세대(1968~1974년생)가 은퇴 연령에 접어들었다. 이들 대부분은 내 집 한 채를 보유하고 있지만,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금융권은 이들의 자산 구조와 소득 흐름에 주목한 시니어 특화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12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50대 가구의 근로소득 비중은 2021년 1분기 23.6%에서 2025년 1분기 21.8%로 하락했다. 같은기간 사업소득은 정체 상태였고, 연금 등 이전소득의 비중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이들 세대의 자산총액은 높은 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총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약 75%에 달한다. 실물자산 비중이 높은 탓에 '자산은 있지만 현금은 부족한'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금융권은 은퇴 직전 또는 직후의 시니어 계층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우리 우월한 시니어 대출'을 출시했다. 50세 이상 고객 중 연소득 1200만원 이상이거나 연간 600만원 이상 연금을 수령 중이라면 신청할 수 있다. 특히 근로소득과 연금소득을 합산해 대출 한도를 산정한다는 점에서, 기존 소득 기준에서 배제됐던 중장년층의 현실을 반영했다.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며,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2%의 우대금리도 제공된다.

하나은행은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도 가입 가능한 민간형 주택연금 상품 '하나더넥스트 내집연금'을 내놨다.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도 가능하며, 주택을 신탁으로 맡기고 종신 연금을 지급받는 구조다. 가입자가 사망해도 배우자가 계속 거주하며 동일한 연금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주택 매각 시 남는 금액은 상속인에게 돌아가는 '비소구형' 조건이 특징이다.

시장에서는 고령층의 자산을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모델이 지속 개발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기본소득 등 다양한 소득원을 고려한 연금 상품이나, DSR 요건을 반영한 시니어 특화 대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며 "특히 수도권 고가 자산을 보유했지만 현금 흐름이 부족한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 개발에 금융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관련 이슈가 부각되고 있는 만큼 상품 설계에 대한 내부 연구는 지속될 것"이라며 "고령층 자산 구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금융 모델이 더 다양하게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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